‘보상금에 발목?’ 난감해진 고령 FA 계약
김윤일 기자
입력 2019.11.03 07:55
수정 2019.11.03 07:56
입력 2019.11.03 07:55
수정 2019.11.03 07:56
김태균의 경우 보상금만 최대 30억 원 발생
현실적인 방안은 결국 저가 계약 소속팀 잔류
30대 나이에 FA 재자격을 취득할 선수들이 많은 고민을 안고 시장에 나설 전망이다.
KBO는 31일, 2020시즌 FA 자격 선수 2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2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 승인 신청을 해야 하고, 절차가 완료되면 10개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눈에 띄는 선수들은 이미 한 차례 대박 계약을 품었고, 다시 한 번 재자격을 얻게 될 30대 중반 이상의 고령 FA들이다.
특히 5억 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들은 이전에 맺었던 계약 조건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어마어마한 보상금으로 인해 이적이라는 선택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FA 자격을 얻게 될 30대 중반 이상의 고액 연봉자들 중 올 시즌 최고 연봉을 받았던 선수는 한화 김태균으로 무려 10억 원을 받았다. 김태균에 이어 정우람(8억 원), 박석민(7억 5000만 원), 손승락(7억 원), 유한준(6억 원) 등도 만만치 않은 보상금이 발생하는 선수다.
FA 규정상 이적을 택할 경우, 전년도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 외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만약 김태균이 이적한다면 무려 20억 원+1명 또는 30억 원의 보상금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전성기에 비해 하락세가 분명하지만 이들의 경험은 어느 팀에 가더라도 쏠쏠한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러나 10억 원 이상의 보상금을 줘야하기 때문에 이를 감수할 구단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최근 재자격을 얻었던 30대 중반 FA들의 부진도 이들의 입지를 줄어들게 하고 있다. 박용택, 정근우, 김주찬 등이 좋은 예로, 혹시나 하고 중대형 계약을 안겨줬으나 나이를 거스르지 못하며 주전 경쟁을 힘겨워 하는 모습이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은 원 소속팀 잔류인데 수요가 없다는 점은 최대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집 밖에 나가지 못하는 집토끼에게 많은 먹이를 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임에 분명하나 이적이 기대되는 선수 또한 분명 존재한다. 커리어 내내 큰 부상없이 특급 퍼포먼스를 유지 중인 정우람이 대표적이다.
정우람은 2016년 한화 이적 후 4년간 103세이브를 팀에 안겨줬다. 최근 3년간 성적을 놓고 봐도 구원 투수들 가운데 가장 높은 WAR(8.71, 스탯티즈 기준)를 기록, 분명한 가치를 지닌 투수로 군림하고 있다.
재자격은 아니지만 내년 시즌 34세가 되는 전준우도 타 팀 이적이 가능한 타자로 분류된다. 전준우는 지난 3년간 13.26의 WAR로 전체 10위, FA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격 보강을 원하는 팀이라면 전주우 매물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다만 너무 많은 나이와 수비에서의 뚜렷한 약점을 지니고 있기에 대형 계약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