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결정' 도쿄올림픽 마라톤, 도쿄서 안 뛴다
김태훈 기자
입력 2019.11.01 15:54
수정 2019.11.02 04:38
입력 2019.11.01 15:54
수정 2019.11.02 04:38
마라톤-경보 개최지, 삿포로로 변경 확정
IOC "폭염 우려에 따라 선수들 안전 위해 결정"
2020 도쿄올림픽에서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마라톤 피니시 지점은 도쿄가 아닌 홋카이도 삿포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한국시각)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존 코츠 IOC 조정위원장과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패럴림픽 담당 장관이 참여한 도쿄올림픽 준비 상황 점검회의에서 마라톤과 경보 종목 장소 변경을 결정했다.
‘NHK’ 등에 이날 보도에 따르면, IOC 조정위원장은 회담 후 "경기 개최 장소를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은 IOC에 있다"면서 "도쿄도가 부담할 비용도 없고, 이 이상 추가 장소 변경도 없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점검회의 전부터 마라톤 장소 변경안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후쿠시마 방사능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문제제기가 거듭되는 가운데 극우 성향의 일본 매체들은 “마라톤 코스를 변경한다는 IOC의 일방적인 통보는 전 세계 참가자들과 평화의 제전을 함께하려던 올림픽 개최지(도쿄)의 꿈을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IOC의 상의 없는 일방적 절차에 대해 강하게 항의해야 한다"며 밀리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도쿄도 따르기로 했다. IOC가 폭염 대책의 하나로 마라톤 코스를 변경하는 움직임에 거세게 반발해왔던 고이케 도쿄도지사도 IOC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올림픽 개막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데다 선수 보호를 위한 방안에 대해 거부하는 듯한 인상을 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삿포로 개최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조건도 결정 수용의 요소가 됐다.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이 예정된 2020년 8월 9일 도쿄 기온은 오전 6시 기준 26.6도로 예상한다. 반면 삿포로는 21.4도로 무려 5도나 낮다.
지난달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마라톤 개최지 변경안 논의에 대해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 고려사항”이라면서 “마라톤과 경보의 개최지를 바꾸자는 제안은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최근 카타르 도하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무더위를 피해 마라톤 경기를 자정 무렵에 시작했지만, 여자 마라톤에서 전체 참가자 68명 가운데 28명이 고온 다습한 날씨 때문에 경기를 중도 포기한 것도 IOC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도쿄가 IOC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삿포로는 마라톤과 경보 경기를 치르기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9개월이라는 시간에 코스 선정 및 경비 자원봉사자 인력 확보, 선수 등 관계자 숙박시설 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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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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