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반기 반등 성공...3Q 영업익 7.7조 ‘어닝서프라이즈’

이홍석 기자
입력 2019.10.08 10:35
수정 2019.10.08 12:14

올해 첫 분기 7조원대 ...매출도 4분기만에 60조원대 복귀

모바일·DP 선전 속 반도체 소폭 회복...4Q 기대-신중 교차

올해 첫 분기 7조원대 ...매출도 4분기만에 60조원대 복귀
모바일·DP 선전 속 반도체 소폭 회복...4Q 기대-신중 교차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데일리안
삼성전자가 3분기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활약 속에 반도체도 소폭 회복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D램의 본격 반등 여부에 대한 신중론으로 4분기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내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62조원과 영업이익 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매출 56조1300억원·영업이익 6조6000억원) 대비 각각 10.5%와 16.7% 증가하며 하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6조2330억원) 이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올 들어 처음으로 7조원대를 기록했고 매출도 지난해 3분기(65조4600억원) 이후 4분기만에 60조원대로 복귀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사 전망치 평균(7조1085억원)보다 약 6000억원 가량 높게 나오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이날 발표가 잠정 실적 발표로 각 사업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3분기 선전에는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두드러진 활약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분기 1조원대 영업이익(1조5600억원)에 그치며 기대에 못 미쳤던 IT모바일(IM)부문은 갤럭시노트10 시리즈 신제품 출시 효과와 폴더블 폰인 갤럭시폴드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약 2조2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디스플레이(DP)도 영업이익이 1조원 안팎을 기록하는 호 성적을 달성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시리즈와 애플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 효과와 폴더블 폰에 들어가는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 판매 증가와 함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에 대비해 국내 LCD 생산라인의 가동 중단 및 감산을 통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분기 영업이익(7500억원)은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흑자 폭이 상당히 커졌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사업부도 3조 중반대의 영업이익으로 당초 시장 전망치를 다소 웃돈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D램의 경우 가격 하락세가 멈춘 후에도 다시 반등하지 못하고 있지만 재고 수준이 많이 해소된 상황으로 낸드플래시는 하반기 들어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가전사업도 호조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신제품 QLED TV의 판매 호조 등으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실적을 견인하며 소비자가전(CE)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분기(71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최근 달러화 강세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도 부품과 완제품 실적에 모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도 전반적인 실적 개선 효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클린룸 반도체 생산라인 사이를 걸어가고 있다.ⓒ삼성전자
다만 실적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의 본격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감지되고 있다. 시장 전망보다는 다소 낫긴 했지만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비중이 큰 D램 시장이 아직 불확실성이 커 당장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개선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으로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실적 '다운턴(하락국면)'에서 벗어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D램은 이미 가격 반등을 시작한 낸드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며 "재고 수준은 많이 개선됐지만 4분기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 있어 가격 반등을 통해 부진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상황으로 4분기 실적은 기대감과 신중론이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의 본격적인 회복세 진입 기대감에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고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도 3분기와 같은 성적표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실적 개선에 기여했던 TV 등 가전사업도 4분기 연말 쇼핑시즌으로 인한 마케팅 비용 등의 증가로 고 수익성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내년도 실적은 올해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의 내년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250조원과 영업이익 36조5000억원 안팎으로 올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240조원과 영업이익 30억원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3분기 누적 매출 170조5200억원·영업이익 20조530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등으로 인한 글로벌 무역환경 악화와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는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도 삼성전자 실적이 올해보다 큰 폭의 개선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관심의 초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회복세로 인한 실적 반등의 폭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