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키 1억 기부도 아이유처럼 수상한가?
하재근 문화평론가
입력 2019.04.12 07:58
수정 2019.04.12 08:01
입력 2019.04.12 07:58
수정 2019.04.12 08:01
<하재근의 이슈분석> 기부한 사람에게 찬사를 보내고 다른 이들에게 전파해야
<하재근의 이슈분석> 기부한 사람에게 찬사를 보내고 다른 이들에게 전파해야
일본을 대표했던 록그룹 엑스재팬의 요시키가 강원 산불 피해지역 아이들을 위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이병헌과의 친분으로 이병헌과 함께 기부에 동참했다고 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얼마 전 아이유도 1억 원을 기부한 곳이다. 이 기부 이후에 유명인 기부가 줄을 이으며 감동을 줬다. 그런데 아이유 기부가 수상하다는 게시글이 등장해 인터넷에 파문을 일으켰다. 산불 피해 지역엔 노인들만 있는데 어린이재단에 기부를 한 것도 수상하고, 과거부터 아이유가 이 재단에만 기부를 한 것도 수상하다는 것이다.
재단 측에서 바로 해명했다. 이 재단이 후원하는 아동의 가정 중 4집이 산불로 모두 불탔고, 아이유는 과거부터 이 단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단체에 기부해왔다는 내용이다. 집이 전소되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피해를 당한 아동들의 가정도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주장이 나오고, 심지어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들까지 등장하고, 재단이 해명까지 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사건이다. 기부했다는 선행 소식을 굳이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볼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노인들만 있는 지역에 어린이재단 기부가 수상하다는 논리대로라면 요시키가 어린이재단에 기부한 것도 수상하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게 말이 되는가?
아무리 고령자 비율이 높은 지방이라 해도 아이들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도시보다 숫자가 적을 뿐이지 지방에도 아이들은 분명히 살고 있다. 그러니까 어린이재단을 통해 산불 피해지역에 기부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요시키나 야노시호 같은 일본인도 기부하는 마당에, 한국인이 기부자에게 의혹이나 제기하고 거기에 호응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현실이 참담하다.
이번에 나타난 유명인들의 기부 열기는 가히 역사적인 수준이다. 아이유, 이병헌 김민정 부부, 차인표 신애라 부부, 싸이, 수지, 장근석, 2PM 정찬성 등이 1억 원씩 기부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1억 원을 기부한 여배우도 있고, 박서준은 소속사 모르게 박용규라는 본명으로 1억 원을 기부했다는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강소라, 강다니엘, 강호동, 김고은, 김상혁 송다예 부부, 김남길, 김숙, 김지민, 그레이, 김우빈(현재 투병중), 김서형, 김유정, 김은숙 작가, 김희철, 김진우, 김진환, 김성균, 남주혁, 다니엘 헤니, 대도서관, 박명수, 박신혜, 박나래, 박주희, 사이먼디, 서은광, 소지섭, 송중기, 송은이, 심현섭, 씬님, 서현진, 소유, 소유진, 서현, 세븐틴 승관, 신유, 소유진, 유노윤호, 유재석, 유세윤, 유리, 윤지성, 유병재, 안소희, 윤하림, 알리, 윤지성, 윤보라, 유병재, 윤정수, 이정현, 이승윤, 이영자, 임시완, 안선영, 옹성우, 윤세아, 윰댕, 이하늬, 이연복, 이정재, 이성경, 이정신, 이혜영, 이준호, 정경호, 정우성, 정준호, 정해인, 조보아, 조우종 정다은 부부, 정형돈, 조정석 거미 부부, 정일우, 추자현, 케이윌, 하재숙, 한효주, 모델 한혜진, 효민, 홍현희 제이쓴 부부, 홍진영, 황광희, 코요테, 씨엔블루 강민혁 정용화, 하이라이트 윤두준 이기광, 위너 김진우, 아이콘 김진환, 아스트로 차은우, '미스트롯' 김양과 송가인, 다비치, 블랙핑크, 프로야구 강정호, 이승엽, 김연아, 프로골퍼 배상문 등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유명인들이 기부에 동참했다. 김규리, 조재윤, 레이양, 하재숙, 한상진 등은 피해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스타뿐만 아니라 팬덤도 나섰다. 강다니엘의 팬들이 1억 원 이상을 모아 기부한 것을 비롯해 엑소, 방탄소년단, NCT, 마마무, 뉴이스트, 몬스타엑스, 장근석 등의 팬덤이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이렇게 유명인과 팬덤이 잇따라 기부에 나서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이 일었고 일반인들의 기부도 줄을 이었다. 유명인의 ‘선한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발휘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선행을 고무하고 널리 알려 아픔을 함께 나누는 문화를 고취해야 할 판에 1억 원이나 기부한 사람에게 수상하다며 흠집을 내려 한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다. 기부한 사람에게 찬사를 보내고 다른 이들에게 전파해야 그것을 보고 또 다른 사람들이 선행에 나서게 될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재근 기자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