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기지개 켜자…정우택·김진태 '당권 견제구'

정도원 기자
입력 2018.12.04 04:00
수정 2018.12.04 06:11

오세훈, 미래비전특위 맡아…'활동공간' 마련

정우택·김진태 "왜 당 나갔었나, 백의종군하라"

오세훈, 미래비전특위 맡아…'활동공간' 마련
정우택·김진태 "왜 당 나갔나, 백의종군하라"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이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의 환영을 받고 있다. 오 전 시장은 3일 당의 미래비전특위 위원장에 임명됐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정우택·김진태 의원 등 당내 경쟁 당권주자들이 견제구를 던지기 시작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3일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장 임명장을 받고 당에서의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오 전 시장은 임명장을 수여받은 직후 "김용태 사무총장이 특위 구성에 모든 재량을 다 부여해줄테니 소신껏 구성하라더라"며 "식견을 존중받는 사회 전문가들로 절반을 구성하고, 절반은 당내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로 구성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래비전특위를 '활동공간'으로 부여받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지만, 한결같이 따뜻한 환영과 기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당 일각에서는 오 전 시장을 향해 공개적으로 견제구가 날아들었다.

당권주자인 4선의 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돌아오면서 왜 당을 나갔었는지 이것을 먼저 언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들어오면서 당대표 도전을 한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그렇게 좋은 언급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어깨를 짚었다.

그러면서 "보수의 갈등과 분열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 이제 와서 통합을 외친다면 과연 누가 동의할 수 있겠느냐"며 "전면에 나서서 통합을 더욱 어렵게 하지 말고 백의종군의 자세로 희생하고 반성하는 게 먼저"라고 일침을 가했다.

자유한국당 당권주자인 4선의 정우택 의원(사진 왼쪽)과 재선의 김진태 의원(가운데)은 3일 각각 라디오 인터뷰와 차담회를 통해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의 탈·복당 전력을 거론하며, 전당대회 불출마를 의미하는 '백의종군'을 압박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재선의 당권주자 김진태 의원도 이날 오후 의원회관에서 차담회를 자청해 "보수우파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던 때는 오 전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험으로 서울시장 자리를 내줬을 때부터"라며 "우리 당원들이 문재인정권의 경제 실험도 고통스러운데, 탈당했다가 복당하는 분들의 정치 실험 대상까지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문재인정권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우리 당의 전당대회가 다가오니 슬며시 복당하는 것이냐"며 "반성은 백의종군할 때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뿐 개인의 욕심을 앞세운다면 엄동설한에 당을 지킨 당원들의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벌써부터 당권주자 간에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놓고 '백의종군' 요구가 오가는 신경전이 시작된 것이다. '소리 없는 총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견제'에도 개의치 않고 오 전 시장은 당 소속 의원들을 개별 접촉하는 등 활동 반경을 넓혀갈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정치적 휴지기가 길었기 때문에, 국회가 열리고 있어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의원회관을 돌면서 (의원들에게) 인사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가리켜 "내후년 차기 총선과 그 이후에 있을 정치 일정에 대해 이런저런 협의도 하고 뜻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며, 당내 잔류파 당권주자들보다는 황 전 총리를 '동격'으로 삼아 활동해나가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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