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두 번째 ‘희망퇴직’…김숙현 대표 사임의사

김희정 기자
입력 2018.08.23 14:00
수정 2018.08.23 18:05

해양플랜트 일감 완전 바닥…“생존 위한 특별한 조치”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야드 전경.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일감 완전 바닥…“생존 위한 특별한 조치”

해양플랜트 일감이 바닥난 현대중공업이 결국 해양사업본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김숙현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대표는 경영상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숙현 대표는 23일 담화문을 내고 “이제 저는 사업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제 어깨에 지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우리 사업본부의 생존을 위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며 “일이 없는 만큼 조직을 대폭 축소하고, 인력감축을 위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아픔과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느냐, 아니면 시간을 지체하다 무너지느냐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있는 우리 자신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임직원 여러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대표 역시 사임의사를 밝혔다. 그는 “저 역시 현재 진행 중인 나스르 공사의 아부다비 해상작업과 과다 공사비 문제가 마무리는 되는 시점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변화하는 시장의 추이에 미리 대비하지 못한 저를 포함한 해양 임원들에게 책임이 있습니다”라며 “많은 임원, 관리자들이 책임을 지고 이미 사업본부를 떠났으며 많은 직원들도 교육, 휴업 등으로 고통을 분담하고 있지만 이런 조치들조차 이젠 현재 우리가 처한 더 큰 위험, 텅 빈 작업장 상황을 해결해 줄 수가 없다”고 희망퇴직 단행 이유를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올 상반기에도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인원은 700명가량이다.

이번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 결정은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더 이상 신규 물량을 수주하지 못해 유휴인력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마지막 수주는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나스르 해양 원유생산설비였다.

현재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인력은 약 2600명이다. 이중 조선물량과 사무인력에 각각 300명씩 투입돼 유휴인력은 2000명 가량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작년 가을부터 순환휴직과 교육 등을 통해 유휴인력을 운영해왔지만 해양쪽 일감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고정비가 부담돼 무급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노사 간 무급휴직이 교섭 중에 있고, 노측에서 유급휴직과 전환배치를 주장하고 있다”며 “노사 간 의견이 팽팽하기에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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