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성매매 여성 SOS 쪽지의 진실

부수정 기자
입력 2015.10.30 10:23 수정 2015.10.30 10:26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꽃'들에 관한 인권보고서 2부작 중 1부 '뉴질랜드에서 온 SOS 쪽지' 편을 방송한다.ⓒSBS

SBS 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꽃'들에 관한 인권보고서 2부작 중 1부 '뉴질랜드에서 온 SOS 쪽지' 편을 방송한다.

뉴질랜드의 한적한 도시, 한 여성과 관련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젊은 여자가 보안이 철통 같은 아파트에 감금돼있다는 것.

A씨를 가둔 업주는 유독 한국 사람의 접근을 철저히 막는다고 했다. A씨와 같은 색 눈과 피부를 가진 잭키(가명). 그 역시 사람들로부터 소문을 듣는다.

잭키는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A씨가 일한다는 성매매 업소의 이름을 우연히 발견하고 A씨가 어떤 이유로 감금당한 건지 확인하기 위해 아파트로 향한다.

그곳에서 마주하게 된 한 한인 여성. 쉽게 경계를 풀지 못하는 A씨를 위해 쪽지 위에 한 글자, 한 글자를 썼다.

A씨는 어렵게 이름을 밝혔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업소 바깥으로는 나갈 수 없다고 전했다. 다른 층에는 갇혀있는 여성들이 더 있다고도 했다.

잭키는 A씨의 전언이 적힌 쪽지를 들고 경찰에 구조 요청을 했다. 그러나 경찰의 본격적인 구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경찰은 여전히 '수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한국 영사관도 같은 대답만을 반복할 뿐이었다.

제작진은 A씨가 남긴 SOS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한국에서부터 A씨의 발자취를 따라나섰다. 먼저 국내 여성들을 해외에 소개했다는 성매매 브로커와 접선했다.

이제는 지난 이야기라며 그녀들을 어떻게 해외로 보내는지에 얘기했다. 하지만 그녀들이 돌아오는 방법에 대한 설명은 쉽게 이어가지 못했다.

브로커는 "감금시키고 이런 것도 있었다고 하더라. 약을 일부러 좀 주는데도 있고...약을 했으니까 계속 일을 시킬 수 있는 거지"라고 말했다.

호주지역 업소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한 한국 여성도 제작진에게 연락을 해왔다. 그녀는 A씨의 이야기는 곧 자신의 이야기라며 아픈 과거들을 쏟아냈다고.

"저처럼 공항에서 잡히고 그랬나 봐요. 안 당해 본 사람은 몰라요. 도망치려고 하면 잡히고."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여성을 유혹하는 나라들. 그 이면에는 그녀들을 옭아매기 위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불법인 한국에서는 단속에 시달리고, 합법인 국가에서도 불법 신분인 해외 성매매 여성들. 그들은 인권유린이나 인신매매의 상황에 놓여도 두 나라 어디에도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고 제작진은 짚었다.

31일 오후 11시 10분 방송.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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