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과 한자병기 찬반논란 "일주일 한자 2개 부담 없어"
박진여 수습기자
입력 2015.07.27 07:55
수정 2015.07.27 08:00
입력 2015.07.27 07:55
수정 2015.07.27 08:00
"기본한자 300자에 사교육비 걱정? 원래 사교육 많이 하는 사람들 주장"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병기를 하면 사교육비가 늘어난다는 등의 반대여론이 일고 있지만 오히려 한자병기가 사교육비를 줄이고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한자와 친근해 지면 아시아권 언어를 습득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자문화권에서의 한자능력 습득은 곧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조형곤 21세기 미래교육연합 대표는 '데일리안'에 "초등학교 때 기본한자를 배워두는 게 오히려 학습량을 줄이고 사교육비 부담을 절감시킨다"고 주장했다.
조형곤 대표는 "초등학교 때 (한자를) 전혀 안 해놓고 중학교에 올라가 배우는 것보다 기본한자 300자 정도는 미리 배워 가는 게 학습부담이나 사교육비가 훨씬 경감되지 않겠나"라며 "생활한자가 1000자 정도인데 중학교 때 500자 필요하다 하면 200자만 더 배우면 되고, 고등학교 때 500자 배우면 천자문 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교육부 방침이 초등학교 고학년 교과서에 한자병기를 300~500자 한다는 건데 이건 1년에 50자, 일주일에 한두 자다. 이 정도 배우는데 사교육비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다른 과목에 사교육비를 많이 투자하는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이 한자로 넘어올 뿐 사교육이 새롭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그는 "한자를 배워놓으면 중국어, 일본어에도 쉽게 접근이 가능해 글로벌 시대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며 "우리는 한자문화권이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한자와 친해지면 (아시아권에서) 2~3개 국어를 하는데 훨씬 좋은 조건"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조 대표는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는 국어기본법 위반' 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한자로만 쓸 때가 위반이지 괄호 열고 병기하는 것은 위반이 아니다"라며 "사안의 중요성이나 어떤 말이냐에 따라 한자뿐 아니라 독일어나 스페인어도 병기할 수 있는 건데 '병기'라는 뜻을 이해한다면 그런 논리는 없지 않겠나"라며 반박했다.
이성호 중앙대학교 교수도 본보에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서는 한자가 다 통해 쓸 줄 알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며 "국가경쟁력이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 영어 하나만으로 통하는 시대는 끝나간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성호 교수는 한자병기로 학습량이나 사교육비 부담을 운운하는 것에 대해 "무엇을 가르치는 것을 '부담 준다'고 생각하면 교육을 뭐하러 하는 건가"라며 "그럼 아이들 오전수업만 시키고 교과목도 줄여야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이밖에도 이 교수는 '초등학생들이 보기에 어렵다'는 이유로 한자 병기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 "보는 시각과 가치에 따라 다른 것"이라며 "그런 (반대하는) 논리라면 중국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어려운 것을 배우고, 수학도 다시 산수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에 찬성하며 "한자는 우리가 역사적으로 많이 써오던 문자이기 때문에 문화적 맥락 속에서 친숙하게 배울 수 있다"며 "특히 시각에 의해 사상을 전달하는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아이들 사고력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지했다.
한편,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를 반대하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한글문화연대, 한글학회 등 다수 시민단체는 △사교육비 증가 △정체성 혼란 야기 △국어기본법 위반 △학업 부담 가중 △교과서 내용 이해 방해 등을 주장하며 '초등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해 광화문 일대에서 '1천만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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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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