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김경협 등용'에 손톱 세우는 '비주류'들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2.25 20:03
수정 2015.02.25 20:14
입력 2015.02.25 20:03
수정 2015.02.25 20:14
수석사무부총장 임명에 안철수 "책임 생각하고 하신 것" 주승용도 반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대표의 당직 인선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그간 조용한 행보를 해오던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침묵을 깨고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당 공동대표를 지낸 안철수 의원은 25일 문 대표가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수석사무부총장직에 친노계로 분류되는 김경협 의원을 임명한 것에 대해 "본인의 권한과 책임으로 인사를 한 것이니, 거기에 따른 여러가지 책임까지 생각하고 하신 게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사실상 문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을 만들었음을 전제한 발언이다.
비노계 유력인사이자 전 원내대표인 박영선 의원과도 손을 잡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박 의원과 ‘박영선, 안철수가 말하는 경제성장을 위한 공정시장경쟁’ 좌담회를 공동주최하면서, 두 사람의 정치적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주류의 목소리는 지도부 내에서도 나온다. 앞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노세력과 문 대표를 향해 칼을 겨누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도부 입성과 동시에 문 대표의 인사 문제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으며 대립각을 보이고 나섰다.
특히 이번 수석사무부총작 인선을 두고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측근이자 비노계 의원 모임 ‘민집모’ 소속인 주 최고위원은 “수석사무부총장직은 최고위원이 추천하는 것이 관행”이라며 일찍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데 이어, 전날 저녁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하는 등 문 대표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적극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최고위원회 도중 회의장을 나오다 기자들과 만난 주 최고위원은 "반대에 대한 내 원론적 입장만 말하고 나왔다"며 "친노계 인사가 되고 안 되고를 떠나, 지금까지 관행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끝까지 반대했다. 그렇게 했는데 관행이 아니라고 하니 내가 할 말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탕평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인사를 했다. 지도부 모두가 협의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일축했고, 문 대표 역시 “인선에 앞서 최고위원들과 충분히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다득표자인 주 최고위원 측의 목소리가 워낙 완강해 비주류를 중심으로 당분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의원도 최근 ‘이학수법’(특정재산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며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그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법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 문제해결을 위해 나서지 않아 부득이 내가 나서게 됐다”며 팔을 걷어붙힌 상태다.
한편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세상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언제까지?"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이를 두고 문 대표의 이번 인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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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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