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신입생 김용남·권은희, 당선 인사서 '맞도발'

김지영 기자
입력 2014.09.01 16:33
수정 2014.09.01 16:41

김용남 '국회선진화법' 재논의 주장에 새정치 "재산신고나 똑바로"

권은희 '세월호 특별법' 수사권 보장 발언에 새누리 '야유'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29회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의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과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일 국회 정기회 본회의 당선 인사에서 상대 정당을 향해 도발성 메시지를 던졌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한 재보선 당선 국회의원 15명은 이날 정기국회 개회식 직후 진행된 본회의에서 의원 선서와 인사말을 했다.

이 자리에서 재보선 당선자 중 최다선(3선)인 나 의원은 “지난 33개월 동안 국회를 떠나서 국민의 눈으로 국회를 바라봤다”면서 “그 소중한 경험을 잊지 않고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더 사랑받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덧셈의 정치를 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야당의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이제 국민을 하늘처럼 받드는 국회의원으로서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 이상이다”라면서 신임 국회의원 중 가장 짧은 인사말을 전했다.

문제는 인사가 끝나갈 무렵 발생했다.

열세번째로 연단에 선 김용남 의원은 “19대 국회는 보통국회, 평균국회로 평가받는다고 한다”며 “17대, 18대 국회보다는 못하지만 다가오는 20대 국회보다는 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국회선진화법을 ‘국회식물화법’으로 표현하며 19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선진화법상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된 법안은 해당 상임위원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만 상정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비롯한 일부 법안들의 처리가 수개월간 지연됐고, 새누리당 측은 새정치연합이 선진화법을 악용해 정부 여당의 발목을 잡는다고 비판해왔다.

김 의원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잠깐만요”, “뭐 하는 겁니까”라며 즉각 항의했다. 김 의원의 인사가 끝난 뒤 새누리당 의원들이 “잘했어”를 연호하자 한 새정치연합 의원은 “재산신고나 똑바로 하세요”라고 소리쳤다.

새정치연합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오른 권은희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의 고통과 어깨의 짐을 잘 살피고, 해결책을 입법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면서 “독립적인 수사권이 보장되는 특세월호 특별법을 시급히 제정해야 하는 것도 그 이유”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특별법의 내용에 독립적인 수사권이 보장되는 것이 19대 국회가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새누리당 의원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세월호 특별법상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부여하자는 것은 새정치연합과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들의 요구로, 새누리당 측은 수차례 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한편,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갈등으로 파행이 예상됐던 이날 본회의는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참석함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됐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와 단원고 유가족들간 면담 결과에 따라 정기국회 의사일정 합의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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