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최후진술서 "감사드린다" 또 '교황 타령'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내란음모죄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진행된 최후진술에서 교황 및 4대 종단 지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했다. 항소심 공판을 앞두고 논란을 빚은 통진당의 종교 마케팅이 최후진술에도 응용된 것이다.

이 의원은 11일 공개된 최후진술(7월 28일) 육성파일을 통해 “멀리 독일에서 나를 찾아와주신 회거 의원과 저희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주신 교황님께도 각별한 감사를 드린다”며 “나의 석방탄원을 해주신 염수정 추기경님, 자승 스님을 비롯한 4대 종단의 지도자들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통진당 측은 최근 염수정 추기경·자승 조계종 총무원장·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목사·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등 4대 종단 지도자들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들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낸 것을 두고 마치 종교계가 자신들의 편을 들고 있다는 식의 자의적 홍보에 나선 바 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을 방한을 앞두고 내보낸 신문광고에는 구속자 가족이 바티칸에서 교황을 알현하고 강복기도를 받은 모습을 싣고, 하단에 ‘이석기 의원과 구속자들이 무죄석방되도록 국민 여러분, 함께 해 주십시오’의 문구를 붙였다.

이 의원이 최후진술에서 4대 종단지도자와 교황을 언급한 것은 결국 통진당의 종교 마케팅을 연장선으로 사법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자신에게 씌워진 내란음모죄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것처럼 나는 내란은 상상도 해보지 않았고 그럴 능력도 없으며 북과 연계하려 한 적도 없었다”며 “피고인으로 이 자리에 서야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국정원과 그를 비호한 공안세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란음모 관련해 총 한 자루는커녕 계획서 종이 한 장 나온 게 없다”며 “그런데도 검찰은 내가 지시하고 공모했다고 듣도 보도 못한 RO 총책이라는 붉은 감투를 씌었다. 수년간 만나거나 연락한 바 없이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한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 “이석기, 내란 선동혐의가 인정된다” 그렇다면 형량은?

한편, 서울고법 형사9부(이민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이 의원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이 의원 등이 국헌문란·폭동 목적으로 선동했다”며 “내란 선동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RO 제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고, RO 회합 녹음 파일과 녹취록에 대해서도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이 의원의 사상 강연과 동지가 제창에 대해서는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의원 측이 주장한 사상·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도 “필요에 따라 제한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형량은 나오지 않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내란음모와 선동 혐의 등 검찰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이 의원에게 징역 12년을, 나머지 피고인들에게는 징역 4~7년을 각각 선고했지만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