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의상에서도 묻어난 '퀸의 자격'

김태훈 기자
입력 2014.01.06 00:25 수정 2014.01.07 13:53

논란 됐던 쇼트 의상은 고수..프리 의상 디자인 수정 '정상'

논란에 흔들리지 않고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챔피언 면모 드러나

보는 이로 하여금 의상 변화만으로도 퀸의 자질과 자격을 읽게 한 김연아였다. ⓒ 연합뉴스

'피겨퀸‘ 김연아(24)의 대회를 휘감은 위압감 만큼이나 변화를 준 프리스케이팅 의상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김연아는 5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제68회 전국 남녀 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총점 227.86점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아사다 마오(일본)가 최종 리허설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 78.50점, 프리스케이팅 150.06점의 높은 점수로 합계 228.56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이미 한 차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곽민정 155.53점 13위).

김연아는 이번에도 "나 자신과 타협은 없다. 매 대회마다 실수를 줄여 나가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지난달 크로아티아 국제대회서 쇼트(더블 악셀)와 프리 스케이팅(3-3)에서 각각 한 차례 실수를 범한 김연아는 국내 대회에서는 실수를 한 번으로 줄였다.

기술적으로나 예술성이나 모두 지난달 크로아티아 대회 때보다 나아졌다는 평가다. 그 배경에는 바뀐 의상 효과도 한몫했다. 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의상을 교체했다. 같은 디자이너 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변경한 의상은 지난달 논란의 중심이 됐던 쇼트 프로그램 의상이 아닌 프리스케이팅 의상이었다.

김연아는 지난달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서 입고 나온 검은색 긴팔 드레스 대신 벨벳 소재의 검은색과 보라색 컬러 드레스를 입고 연기를 펼쳤다. 배경곡 '아디오스 노니노'의 애절한 그리움은 물론 탱고 특유의 섹시한 매력까지 더해 우아했다.

김연아는 경기 전 프리스케이팅 의상 교체 이유에 대해 "처음 디자인 하고 만들었을 때와 달리 현장에서 봤을 때 그 느낌이 안 났다“고 밝혔다. 의상 변화는 탱고의 열정과 그리움의 감정을 동시에 표현해야 하는 곡의 특성에 맞춰 디자인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소치 올림픽 우승을 위해 사소한 것이라도 세심하게 살피고 보완하겠다는 김연아의 의지가 의상에서도 묻어났다는 점이다.

전날 김연아는 의상 교체에 대해 ”다른 선수들도 의상을 바꾼다.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최정상에 있는 퀸답게 승부의 세계에서 냉정한 김연아의 언행 또한 챔피언 감이다. 또 정작 논란이 됐던 쇼트 프로그램 의상 디자인은 일절 수정하지 않았다. 요컨대, 보는 이로 하여금 의상 변화만으로도 퀸의 자질과 자격을 읽게 한 김연아였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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