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한 8승 류현진 ‘체력 저하’ 발목 잡히나
김윤일 기자
입력 2013.07.23 12:21
수정 2013.07.24 13:55
입력 2013.07.23 12:21
수정 2013.07.24 13:55
타선 도움 받으며 4실점에도 승리 투수
열흘 휴식 취했지만 체력적 문제 여전해
팀 타선의 화끈한 지원사격을 등에 업은 류현진(26·LA 다저스)이 머쓱한 시즌 8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토론토와의 인터리그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 동안 9피안타 3탈삼진 2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102개였고, 스트라이크가 64개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 난조를 겪었다. 하지만 류현진 뒤에는 다저스의 불방망이가 버티고 있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다저스는 2회 4점을 뽑아낸데 이어 5회를 제외한 모든 이닝에 점수를 추가하며 14-5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류현진은 크게 웃을 수 없었다. 물론 지난 열흘간 충분히 쉰 덕분에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93마일까지 나왔다. 문제는 변화구의 제구였다. 볼넷은 2개에 불과했지만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애를 먹었고, 삼자범퇴로 처리한 이닝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요인은 역시나 탁월한 땅볼 유도 능력이었다. 이날 류현진의 땅볼과 뜬공 비율은 9-4를 기록했고, 4회와 5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여기에 조급하게 달려든 토론토 타선의 부정확한 스윙도 류현진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이유 중 하나다.
이날 경기를 통해 나타난 류현진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체력적으로 힘들어 한다는 점이다.
앞서 돈 매팅리 감독은 지난 15일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하며 류현진을 4선발로 배치했다. “류현진은 한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 던졌지만 지금은 5일에 한 번씩 던진다. 특히 마지막 등판에서 피로해 보여 추가 휴식을 부여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효과는 미미했다. 사실 류현진은 시즌 5패째를 떠안은 지난달 13일 애리조나전 이후부터 앞선 경기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13경기 째 만이다. 이 경기는 류현진이 LAA전 완봉 이후 경미한 부상으로 10일을 쉰 뒤 다시 5인 로테이션을 소화한 첫 번째 경기였다.
이때부터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 소화 이닝과 탈삼진 개수가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7경기 등판 가운데 7이닝 이상 먹어치운 경기와 5개 이상 탈삼진을 기록한 경기는 필라델피아전이 유일하다. 즉 구위하락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류현진은 개막 후 12경기서 경기당 평균 6.2이닝을 소화했고, 볼넷과 탈삼진은 각각 1.9개와 6.1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2.72로 좋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후 7경기서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된 모습이다. 애리조나전부터 토론토전까지 경기당 소화 이닝은 6이닝으로 줄었고, 무엇보다 볼넷과 탈삼진이 2.8개와 3.3개로 달라졌다. 평균자책점 역시 4.22로 평범한 투수 수준이다.
류현진은 지난달 20일 양키스전 등판 후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4일 휴식으로 나오다 보니 적응이 덜 된 것 같다”며 체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토로한 바 있다. 이후에도 류현진은 체력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미국 언론들은 류현진의 흡연 여부를 문제 삼은 바 있다. 흡연은 체력 유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런닝 훈련을 게을리 하는 바람에 구설에 오르기도 했으며, 매팅리 감독은 직접적으로 류현진의 과체중을 지적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는 빡빡한 일정 속에 162경기를 치러야 하는 대장정이다. 여기에 3시간의 시차가 존재하는 이동거리도 결코 만만치 않다. 앞으로 후반기 막판으로 갈수록 힘이 더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체력 문제는 시즌 후에도 류현진이 반드시 극복해야할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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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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