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태 "필리조선소 방문해보니…李대통령, 지금 싸울 때냐"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11.18 06:10
수정 2025.11.18 06:10

"핵잠수함 '트윈 생산 체제'로 건조하면

한미동맹 '새로운 도약' 이뤄낼 수 있다"

"'민주당이냐 국민의힘이냐'가 아니라

'민주당이냐 민주당이 싫으냐'만 있는 상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핵잠수함은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 같은 상황에서 '트윈 생산', 즉 '한국 핵잠은 한국에서 건조하고, 미국 핵잠은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식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90년대생·청년·개혁·차세대 리더'


'친윤·반탄·법조당'으로 대변됐던 국민의힘에서 당 주류인 친윤계를 '기득권'으로 바라보고 과감한 쇄신책을 보였던 이가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다. 거대 정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입지전적 역할을 맡은 뒤 보수 정치 차세대 리더로서의 가능성도 보였다.


장동혁 지도부가 출범한 지 4개월, 정부·여당의 부동산 대장동 항소 포기 실책에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무당층보다 낮다. 내부에선 "당 지도부의 방향성이 민심과 엇박자"라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지지층의 답답함을 풀어줄 젊은 정치인의 선구안은 뭘까. 중도층에 명쾌하고 매력적인 정책적 면모를 보여준다면, 당을 옥죄고 있는 '내란 프레임'의 강을 건널 수 있다. 17일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나 궁금한 질문부터 던졌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팩트시트 결과 발표, 어떻게 봤나.


"어려웠었던 협상이었을 거다. 한미 간 핵추진잠수함 논의가 테이블 위에 올라왔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핵추진잠수함(핵잠)에 대한 어젠다는 보수·진보 정권이 모두 추진했던 과제이다.


다만 현 정부는 기수립된 11차 전기본(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 원전 건설과 SMR(소형모듈원전) 계획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핵추진 잠수함 정책과 모순되는 입장이다. 정부도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의 평화적인 핵 사용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본인이 주장하는 '트윈 생산 체제'가 무엇인가.


"한국의 핵잠수함은 한국에서 건조하고 미국의 핵잠수함은 미국에서 건조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전제로 한다. 트럼프는 미국에 있는 '한화 필리 조선소'나 다른 곳에서 대한민국 조선 기업들이 '참여'해서 미국의 핵잠수함을 건조한다면, 한국에서의 핵잠수함 건조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이러한 기술협력은 한미동맹의 산업적 기반이 되고, 그만큼 높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한미동맹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수 있다."


실제 필리조선소에 방문한 소감은 어떠한가.


"미국은 시설 노후화, 인력 유출, 투자 부족 등으로 조선 산업 생태계가 열악하다. 한화오션이 2024년 미국 한화필리조선소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상선이나 전투함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급증하는데 공급 능력이 굉장히 제한된 상황이다.


필리조선소를 방문해보니 가로 45m, 세로 330m 폭의 두 개의 도크를 사용하고 있었고, 도크 회전율을 높이고 추가적으로 도크를 확보해서 생산성을 빠르게 높일 계획을 갖고 있었다.


임금과 노동생산성을 함께 고려하면 한국과 5배 이상 차이가 나는데 선박형 AI 자동화 시설을 도입해서 보완한다는 계획이 있었다. 미국 지역사회가 한화의 필리조선소 인수와 운영을 굉장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7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과 미국의 조선산업과 핵잠수함 협력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는가.


"11월 13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기사를 보면, 한화 필리조선소가 LNG운반선 같은 고부가가치 첨단 조선소로 업그레이드되고 한국 거제 한화조선소와 트윈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소개되고 있다. 미국이 LNG 운반선의 한미 트윈생산체제를 기대하는 이유는 기술제휴와 전문인력 양성이 주된 이유인데, 이 모델을 핵잠수함에 적용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상선과 군함 더군다나 핵잠수함의 경우는 매우 높은 수준의 한미 간 신뢰가 요구된다. 다만 핵잠수함 문제를 협의해 나갈 때 향후 한국 핵잠수함의 작전 범위나 성격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핵잠수함 건조 논의는 산업적이면서도 고도로 군사적이고 정치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논의를 서두르기보다는 한미 간 조선업 트윈 생산체제를 구체화해 나가면서 한반도 평화안보를 강화하는 한미동맹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총선과 대선, 수도권에서의 민심 이탈이 심각하다. '수도권을 포기한 정당'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의원님께서 생각하시는 현재 당내에 필요한 혁신은 무엇이며, 가장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혁신은 무엇인가.


"민주당이냐 국민의 힘이냐가 아니라 민주당이냐 민주당이 싫으냐 이 선택지만 있다. 우리 당이 계엄에 대한 반성과 윤석열 전 대통령하고의 단절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항소포기 사태라든지 정부·여당의 실책만 지적하면서다.


지난 혁신위에서 내세웠던 혁신 방법을 수용하지도 않았고 혁신된 게 없다.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 특히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이 이렇게 혁신을 안 했던 적은 전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 윤 전 대통령하고의 단절,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의 위기의 원인 중 하나가 대여(對與) 투쟁 국면에서 전투력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의원님이 지니신 능력과 전략을 어떻게 당 전체 대여 투쟁에 적용하고 그 의지를 고취하실 수 있을지 궁금하다.


"12월 3일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지 1년이 된다. 보수당이 명백하게 계엄과 윤 전 대통령의 잘못을 비판하고, 자유민주주의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


물론 지금 지도 체제에서 중도 확장에 대한 고민도 있을 거고 나름대로 로드맵이 있겠지만 나는 이 12월 3일을 지나면 국민한테 우리가 소구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줄어들 거란 생각이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후보자들이 과연 우리 지도부가 지원 유세 오는 것을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지 아닐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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