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횡령'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항소심 징역 2년 6개월, 법정구속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전 회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조경목 SK에너지 대표,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와 최모 SKC 전 경영지원본부장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고법은 1심이 인정한 580억원의 횡령·배임액 중 약 20억원을 제외한 560억원에 대해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횡령·배임으로 인한 피해금액이 560억원이 넘는다"며 "그룹 내 회장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피고인의 단독 지시에 따라 대부분 결정이 이뤄져 책임이 무겁다"고 질타했다.

구체적으로 1심과 마찬가지로 개인 유상증자 대금과 양도소득세 합계 280억원을 SK텔레시스 자금으로부터 납부한 횡령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전 회장 측이 텔레시스에서 일시 차용했고, 불법 영득이나 횡령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결국 주식을 매각해 추후에 변제할 의사였으므로 즉시 복구할 의사가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인출을 반복하고, 개인 용도로 사용된 점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불법 영득 의사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개인 골프장 사업을 위해 155억원을 SK텔레시스로부터 대여한 점은 배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허위 급여 지급 및 개인 워커힐호텔 빌라 사용료 지급 혐의도 업무상 횡령으로 봤다. 다만 900여억원 규모로 진행된 SKC의 SK텔레시스 유상증자 참여 결정에 대해서는 특경법상 배임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앞서 최 전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 명목으로 SK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계열사 6곳에서 총 2235억원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지만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