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입은 우주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 SF ‘잔혹사’ 끝낼까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1.03 14:01
수정 2025.01.03 14:01

4일 tvN 첫 방송

공효진·이민호 만남으로도 주목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을 바탕으로, ‘파스타’, ‘질투의 화신’ 등 여러 편의 웰메이드 로코물을 남긴 배우 공효진이 500억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로 돌아왔다. 지난해 ‘눈물의 여왕’, ‘선재업고 튀어’ 등 로맨스 드라마로 해외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은 tvN이 올해 또 한 번 로맨스 흥행작을 선보이게 될지 관심이 쏠리지만, 국내에선 ‘비인기 장르’로 여겨지는 ‘SF’라는 점에서 우려도 이어진다.


4일 첫 방송되는 tvN 새 토일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정거장에서 일하는 보스 이브(공효진 분)와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 공룡(이민호 분)의 지구 밖 생활기를 담는 드라마다. 공효진, 이민호 등 톱배우들이 뭉치고,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됐다는 보도가 나오며 방송 전부터 예비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별들에게 물어봐 스틸ⓒtvN

다만 우주가 배경인 SF 드라마라는 점에서, ‘별들에게 물어봐’가 여느 로맨스 드라마보다 다소 진입장벽이 높을 수도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이어진다. 지난 2021년 넷플릭스가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 담은 드라마 ‘고요의 바다’, 연상호 감독의 영화 ‘정이’로 SF 장르에 도전했지만,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바 있으며 지난해 ‘신과 함께’ 시리즈의 김용화 감독이 연출하고 설경구, 도경수가 주연으로 나선 영화 ‘더 문’이 51만명을 동원하는 흥행 참패로 ‘한국에서 SF는 안 통한다’는 인식이 더욱 굳혀졌다.


‘별들에게 물어봐’의 박신우 감독은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 3개를 할 수 있는 시간만큼 일을 했다”며 후반작업에 들인 공을 강조하고, 공효진은 CG팀에게 감사를 전하며 “아직도 작업을 하고 계셔서 얼마나 멋진 드라마가 탄생 됐을지 기대가 된다”며 자신감을 표했지만, 앞선 작품들도 우주 비주얼의 구현과는 별개로 ‘낯선 장르’의 한계를 직면해야 했었다.


물론 ‘별들에게 물어봐’는 ‘로맨스’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고요의 바다’, ‘정이’, ‘더 문’ 등은 모두 우주에서 살아남거나, 혹은 황폐화된 지구 밖 우주에서 삶을 영위하며 벌어지는 일로 전개 또한 낯선 면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별들에게 물어봐’ 측은 공효진, 이민호의 케미는 물론 오정세, 한지은이 함께 풀어나갈 관계망을 예고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무중력에 들어선 사람들이 ‘내 기분이 이상한 건가’, ‘내 몸이 이상한가’, 이런 헷갈린 상태에서 감정을 교감한다”라며 ‘우주 로맨스’의 매력을 언급하며 특이한 로맨스 작품이라고 ‘별들에게 물어봐’를 설명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드라마 시장이 어려운 가운데, ‘통하는’ 문법이 아닌 새 장르로, 색다른 시도를 하는 것 또한 의미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앞서 tvN은 고대의 가상 대륙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시리즈, 동양 판타지의 재미를 보여준 ‘환혼: 빛과 그림자’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당시 대중성은 기대만큼 채우지 못했지만, 국내에서 불모지로 꼽히는 판타지 장르의 마니아들에게 지지를 받으며 의미를 남겼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시장에서 점점 더 새로운 시도가 줄어들고 있는데, 색다른 장르에 큰 제작비를 투입한 드라마가 TV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은 반갑다. SF 장르가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통하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경험치를 쌓으며 대중들과의 접점도 늘려가다 보면 성공 사례도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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