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단장증후군 치료제 국제 일반명 ‘소네페글루타이드’ 확정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4.12.23 18:20
수정 2024.12.23 18:20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 제형, 현재 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이문희 한미약품 GM임상팀 이사(가운데)가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에서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개발 중인 소네페글루타이드의 임상 1상 약동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미약품

한미약품이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는 단장증후군 치료 신약 ‘LAPS GLP-2 analog(HM15912)’의 국제일반명이 ‘소네페글루타이드(sonefpeglutide)’로 확정됐다.


한미약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HM15912의 국제일반명을 이같이 공식 등재했다고 23일 밝혔다.


소네페글루타이드는 바이오의약품의 약효를 늘려주는 한미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단백질을 뜻하는 ‘ef-’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아날로그를 뜻하는 ‘-glutide’가 붙어 지어진 이름이다.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지속형 GLP-2 아날로그’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앞으로 해당 성분을 포함한 제품에는 소네페글루타이드를 일반명으로 통일해 사용해야 한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 원인으로 전체 소장의 60% 이상이 소실돼 흡수 장애와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희귀 질환으로, 신생아 10만명 중 약 24.5명에서 발생해 환아의 생존과 성장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성인에서는 염증성 장질환, 소장 염전(꼬임), 종양 또는 외상으로 인한 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다.


한미약품은 소네페글루타이드를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 제형의 단장증후군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신약이 최종 상용화에 이르면 치료 효과의 지속성 및 안전성, 투약 편의성 측면에서 환자들의 고통을 크게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에서 소네페글루타이드의 임상 1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 1상 연구는 중증 신장애 환자와 정상적인 신장 기능을 가진 대상자를 비교해 소네페글루타이드의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두 그룹 모두에서 내약성과 안전성이 우수하며 약동학 프로파일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이 연구에서 신장 기능 저하를 동반한 단장증후군-장기능부전(SBS-IF) 환자에게도 소네페글루타이드의 용량 조절이 필요하지 않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문희 한미약품 GM임상팀 이사는 “현재 허가된 단장증후군 치료제(테두글루타이드)는 매일 피하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국내에서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높은 비용으로 인해 환자들이 투약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네페글루타이드가 희귀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로 승인 받을 수 있도록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임상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네페글루타이드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한국 식약처로부터 각각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2020년엔 FDA로부터 소아희귀의약품(RPD)으로, 2021년엔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도 지정됐다.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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