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운영 방식?' 유독 잦은 히어로즈 현금 트레이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4.12.20 08:16
수정 2024.12.20 08:17

2022년 박동원 이어 조상우까지 10억원씩 챙겨

구단 창단 당시 수 차례 현금 트레이드로 물의

현금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게 된 조상우. ⓒ 뉴시스

KBO리그에서 다시 한 번 거액의 돈이 오가는 현금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발원지는 이번에도 히어로즈 구단이다.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는 19일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키움은 마무리 투수였던 조상우(30)를 내주는 대가로 KIA로부터 현금 10억원 및 2026년 신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받아왔다.


KBO리그에서 트레이드는 원년인 1982년부터 매년 진행되어 왔다. 초기에는 구단별 지역색이 강하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팔려간다’라는 인상이 있었고, 보복성 트레이드도 이뤄졌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는 각 팀들의 사정이 우선시 되며 활발하게 거래가 펼쳐졌다.


현금 트레이드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트레이드 협상이 시작되면 몸값 또는 가치가 서로 다른 선수들이 매물로 나오는데 도저히 균형을 맞추기 어려울 때 현금을 얹는 방식을 사용한다.


KBO리그에서 첫 현금 트레이드는 원년인 1982시즌 후 삼성에서 해태로 이적한 서정환이다. 역사상 첫 트레이드이기도 했던 이 거래에서 삼성은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서정환을 내줬고, 해태는 현금 1500만원을 건넸다.


IMF 사태가 덮친 90년대 말에는 모기업 형편이 어려워진 쌍방울과 해태가 적극적으로 현금 트레이드를 이용했다.


쌍방울은 1997년과 1998년, 2년에 걸쳐 핵심 선수였던 박경완, 조규제, 김기태, 김현욱을 내주는 대가로 총 35억원의 현금을 받았다. 마찬가지로 해태 역시 조계현, 임창용을 매물로 내놓으며 현금 24억원을 확보했다.


10억원 이상 현금 트레이드(이면 계약 포함). ⓒ 데일리안 스포츠

2000년대 들어서는 새롭게 야구단 경영에 나선 대기업 구단인 SK(현 SSG)와 해태를 인수한 KIA가 대대적인 전력 보강을 위해 현금을 풀었다. 마침 재정난을 겪던 현대 또한 주전 선수들을 매물로 내놓아 현금 확보에 나섰다.


가장 큰 충격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2번의 시기를 거치며 선수들을 마구 팔았던 히어로즈의 이면 계약 파문이다.


시작은 2009년 12월 이택근, 이현승, 장원삼의 트레이드였다. 모기업의 지원이 없었던 히어로즈 구단은 출범 초기부터 자금난을 겪었는데 선수 판매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KBO가 이에 제동을 걸면서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히어로즈는 다시 한 번 트레이드를 시도했고 결국 3명의 선수들이 각각 LG, 두산, 삼성으로 향했다. 공식 발표는 이택근 25억원, 이현승 10억원, 장원삼 20억원이었다.


이후에도 히어로즈는 마일영, 황재균, 고원준, 송신영, 김성현 등 젊거나 즉시 전력감들을 계속해서 다른 팀으로 보냈고 현금을 확보했다. 그리고 추후 보도들을 통해 대부분의 계약은 현금이 더 얹어진 이면계약인 것으로 드러나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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