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다혜, 영등포 오피스텔도 숙박업소 활용?…구청, 현장조사 후 고발 검토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4.10.21 19:15 수정 2024.10.21 19:15

문다혜, 영등포구 영등포동 소재 모 오피스텔 2021년 6월 매입…'더블 역세권' 위치

국내서 에어비앤비 통해 공유숙박 업소 운영하려면 '관광숙박업' 사업자 등록했어야

영등포구청 "오피스텔 숙박업소로 못 써…숙박업소 사용된 증거 있으면 경찰 고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18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변호인과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제주에 이어 서울 영등포구에서도 ‘불법 숙박업’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할 구청이 사실 관계 확인에 나섰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문제의 오피스텔은 숙박업으로 쓰일 수 없는 곳"이라며 실제 숙박 행위가 이뤄지는지 현장 실사를 나가기로 했다.


21일 한국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문씨는 영등포구 영등포동 소재 한 오피스텔을 2021년 6월 23일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문씨 혼자 소유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호선 영등포역과는 도보 5분 거리,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10분 거리인 '더블 역세권'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 한림읍에 주소지를 둔 문씨는 이곳에 입주하지 않고 공유형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업소로 운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문씨는 에어비앤비에 자신의 직업을 '집순이'이자 '서울의 전업 호스트'라고 소개하고, 영등포 오피스텔과 제주도 별장 두 곳의 사진을 올려둔 채 이용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보면 문씨의 행위가 불법 영업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에어비앤비를 통해 공유숙박 업소를 운영하려면 △지방자치단체에 '관광숙박업'으로 사업자 등록하거나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농어촌 정비법에 따른 '농어촌 민박 사업장'으로 신고하거나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또는 '한옥체험업'으로 등록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 사이트를 통해 확인한 결과, 문씨의 오피스텔은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오피스텔의 경우엔 한옥체험업장이나 민박사업장으로 쓰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킨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18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변호인과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관할 구청에서도 위법 여부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오피스텔은 숙박업소로 쓰일 수 없고, 해당 건물은 숙박업소로 신고되지도 않았다"며 "현장 실사를 진행해 숙박객이 있거나 숙박업소로 사용된다는 증거가 있다면 경찰에 바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중위생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이와 관련 에어비앤비는 올해 7월 미신고 숙소 퇴출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규 등록하는 호스트에게 '영업신고증'을 의무적으로 받고, 이미 에어비앤비에 등록해 숙소를 운영 중인 경우 내년 10월까지 유예기간을 둬 영업신고증을 받기로 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숙박 영업신고가 불가능한 오피스텔이나 적법한 신고 절차를 거치지 않은 ‘미신고 숙소’는 플랫폼에서 완전히 퇴출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문씨 소유 주택 역시 숙박업소로 등록된 적은 없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제주특별자치도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씨 소유 제주 주택은 지난달 말 기준 관광숙박업으로 등록된 사실이 없다. 농식품부 역시 해당 주택은 농어촌 민박사업장이 아니라고 밝혔고, 문체부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또는 한옥체험업으로 등록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제주시는 문씨 소유 주택에서 미신고 불법 숙박업이 이뤄졌다는 의혹에 대해 지난달 초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제주자치경찰단이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도 문씨의 불법 숙박업 의혹을 수사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됐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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