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윤한 갈등 속 원외 규합 시도…'소수 아군' 약점 극복 차원?
입력 2024.10.04 06:10
수정 2024.10.04 09:07
7일 원외당협위원장 연수 참석자들과 오찬 및 토론
원내 세력 확장 한계에 시선 돌렸단 관측 제기돼
"원내 바쁠 때 만날 수 있지 않나" 확대해석 경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원외 세력 규합에 나서는 모양새다. '원외 당대표'로서 원내 아군 부족의 한계를 해소하고, 당내 리더십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3일 복수의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는 오는 7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연수를 갖는다. 참석 대상은 원외당협위원장 139명으로, 참석자 수는 각 당협 사정을 고려해 수십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참석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오후에 열리는 자유토론에 함께한다.
참석자들은 자유토론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과 의정 갈등 장기화 문제 등 현안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원외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한 대표가 주요 현안에 대해 원외당협위원장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원외당협위원장과 오찬을 함께하고 연수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세력 규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한 대표가 현재 원내에 세력을 확장하는 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미리 원외 인사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는 게 대권을 위해 유리하다고 보는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 대표는 꾸준히 '원외 힘 싣기' 행보를 해왔다. 한 대표는 지난 9월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여야 대표 회담을 통해 원외당협위원장들의 숙원 과제인 지구당 부활을 적극 협의키로 했다. 지난 8월엔 당협위원장들이 중앙당사를 방문했을 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당사 10층에 만들기도 했다.
다만 한 대표가 원내에 세력을 확장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원외로 시선을 돌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 인사는 "친한계 좌장이라고 할 사람이 없지 않느냐"라며 "대통령한테 밉보이면 당장에 불이익이 너무 많은데, 의원들로서는 당장에 친한계 포지셔닝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라고 토로했다.
'원외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원외당협위원장들이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한 대표와의 오찬이) 출석부로 쓰일 것"이라며 "여기 간 사람, 안 간 사람 갈릴 것이다. 과연 한 대표와 출석부가 쓰이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 냉철하다. 이 사람들은"이라고 말했다.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도 같은 날 SBS라디오에서 "공천이나 선거가 있을 때는 당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보궐선거 정도밖에 없어서 당대표는 민심을 전달할 뿐이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적"이라며 "한 대표가 할 수 있는 건 본인의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 몇 명과 결속력을 좀 더 다져서 힘을 보여주는 것 말고 없다"라고 했다.
박 실장은 이어 "의료대란이 계속 얘기됐을 때 (용산에서) 딱 한 얘기가 있지 않느냐, '이건 국정이다. 국정은 우리가 알아서 한다'다"라며 "이런 스탠스라면 한 대표가 사실은 할 수 있는 역할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공개된 MBN유튜브에서 "원외위원장과의 만남을 원내가 (국정감사라서) 바쁠 때 하실 수 있지 않을까, 그걸 굳이 색안경 끼고 갈라치기 하고 세력을 규합하는 것이라고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한 대표가 원외 당대표이기 때문에 물리적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원외 당대표'였던 이준석 전 대표 체제 때를 떠올리며 "당대표는 당무도 봐야 하고, 17개 시·도 돌아다니면서 민원도 청취하고 당정 회의도 주재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원내 의원들과의 관계가 소홀해지거나 아니면 원내와의 의사소통이 (스스로는) 잘 되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질적으로는 멀어질 때도 있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