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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최초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신병확보 가능할까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4.12.31 01:38
수정 2024.12.31 01:38

공조본, 30일 서울서부지법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청구…내란 혐의 '정점' 지목

3차 걸친 공수처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불출석 이유 소명하거나 날짜 조율 안 해

법원, 영장 내용 검토 후 이르면 30일 발부 여부 결정 전망…수사권한 문제는 변수

현직 대통령, 경호처 경호 받아…체포영장 집행 막아서면 물리적 충돌 발생 우려

윤석열 대통령.ⓒ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국방부 공조수사본부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며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다만 법원의 영장 발부 여부와 집행 상황에서 대통령 경호처와의 충돌 가능성 등 변수가 존재해 실제 신병확보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30일 연합뉴스 등 언론보도와 법조계에 따르면 공조본은 이날 서울서부지법에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사 기관이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의 '정점'으로 지목됐다. 계엄 포고령 작성은 물론 국회 봉쇄, 국회의원 체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탈취 등 불법 행위들을 윤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관계자 진술도 다수 나왔다.


검찰은 앞서 '계엄 2인자'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기소 하면서 윤 대통령이 "총을 쏴서라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끌어내", "국회의원들 다 체포해" 등의 발언을 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3차에 걸친 공수처의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은 변호인단을 통해 수사 절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을 뿐, 공수처 측에 불출석 이유를 소명하거나 출석할 수 있는 날짜를 조율하지 않았다.


이에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으며,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법은 공수처의 영장 내용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날 발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우선 체포 요건에서는 상대적으로 윤 대통령 측에 불리한 요소들이 많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데일리안DB

김 전 장관을 비롯해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 군 및 경찰 관계자들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대부분 발부된 만큼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타당한 이유'에 대해서는 법원이 앞선 영장과 마찬가지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만큼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 역시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보다 본질적으로 수사 권한 문제를 놓고 윤 대통령 측은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측에서 주장하듯 공수처가 내란 수사에 대한 수사 권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법원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공수처법상 내란죄는 공수처의 직접 수사 대상 범죄에 포함돼 있지 않다. 그러나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공수처법상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직권남용 혐의의 '관련 범죄'에 해당해 수사 권한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직권남용 수사를 할 수 있더라도 윤 대통령은 내란·외환죄 외에는 재직 중 소추되지 않으므로 직권남용의 관련 범죄로 내란 혐의를 수사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인 윤갑근 변호사는 앞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사건 수사 본류는 내란죄"라며 "꼬리인 직권남용 혐의를 가지고 몸통을 치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원은 양측의 주장을 모두 따져본 뒤, 공수처의 수사가 적법한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공수처가 윤 대통령 내란 사건을 수사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영장이 기각되거나 각하될 가능성도 있다.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집행상의 변수는 남아있다.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대통령경호처의 경호를 받으며 관저에 머물고 있다.


만약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지 않고 막아서는 경우 공수처 측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장 청구 사실이 이미 대외적으로 공개된 만큼, 집행에 반대하며 모여든 윤 대통령 측 지지자들과의 충돌 가능성도 있다.


공수처는 경호처에 영장 집행을 방해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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