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밸류업 지수 계기로 증시 저평가 해소 기대”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4.09.24 17:31 수정 2024.09.24 18:35

선정기준서 ‘형평성’ 중시…특정산업 집중 방지

공시 이행 및 기업가치 성장 기업 지속 편입 방침

금투세 추가 유예 입장…“도입하기엔 체력 부족”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서진주 기자

한국거래소가 오랜 기간 준비해온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전격 공개된 가운데 정은보 이사장이 이번 지수 발표를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보다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정은보 이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진행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브리핑’에서 “이번 밸류업 지수 발표를 계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주주간 정보 비대칭 문제가 해결돼 국내 증시가 재평가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거래소는 이날 장 마감 직후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및 코스닥시장 상장사 100종목이 담긴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을 공개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비롯한 67개사가, 코스닥에서는 HPSP·리노공업 등을 포함한 33개사가 구성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지수 선정기준에 대해 형평성에 집중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특정 산업군에 집중된 것이 아닌 편입종목이 고르게 분포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적용이 가능하고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평가지표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시장대표성(시가총액),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을 평가지표로 채택했다”며 “한 가지 평가지표만 우수한 기업보다 각 평가지표를 골고루 충족하는 기업들이 선정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선정기준을 토대로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밸류업 공시를 이행한 기업들이 지수에 편입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향후 기업가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지속 편입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이사장은 국내 주식시장과 관련해 재배구조 문제, 주주중시경영 미흡 등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시장 지적이 많았던 점을 언급했다.


다만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와 같은 외국계 회사가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 재벌 기업 위주의 증시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밸류업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부정적 진단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시장 우려와 달리 효과가 기대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상당한 시가총액 비중을 차지하는 10대 기업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경영 계획이 만들어지는 연말까지는 밸류업과 관련된 발표를 내놓겠다는 입장이었다”며 “밸류업 참여 기업 수가 아닌 전체적인 시가총액 비율 측면에서 고려하면 상당 부분 진도가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이 자산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지역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되는 데 최근 중국 자본시장의 투자비율을 축소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일본에 자연스럽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투자를 검토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관련해서는 추가 유예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이 금투세를 도입하기에는 체력이 부족한 상태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증권거래를 책임지는 거래소 입장에서 금투세는 시기적으로 어렵다”며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금투세 보완이 이뤄지고 금투세 도입 시기 및 내용은 투자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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