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투자계좌, 고령화 사회 '금융 안전판'…세대 불문 '주목'
입력 2024.09.17 06:00
수정 2024.09.17 06:00
"투자형 장기자산 마련해야"
세제 등 정책적 지원 지속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 장기자산 축적을 지원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평생투자계좌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금융자산이 현세대와 미래 세대의 금융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17일 한국금융연구원의 '가계의 장기자산 축적을 위한 평생투자계좌 도입 필요성 및 방향' 보고서는 평생투자계좌 도입으로 연도별 한도 내에서 증여세를 포함한 완전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미래의 금융 안전판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모든 연령대에서 기대여명이 증가하고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은퇴 이후를 고려한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자산 운용이 필요하지만, 국내 가계는 이와 큰 괴리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투자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했지만 아직까지 가계가 선호하는 금융자산은 안정성이 중심이라고 봤다. 실제 2020~2023년 중 가계의 금융자산 선호도 조사결과 예금상품이 주식이나 개인연금에 비해 압도적으로 선호되고 있다. 또 개인형퇴직연금 등과 같은 연금 상품에서도 안정성 위주의 운용이 이뤄지고 있어 가계의 투자형 장기자산 축적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는 투자형 장기금융자산 축적에 대한 가계의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평생투자계좌는 전 세대 구성원이 참여한다는 점이 기존 금융상품과 차별화된다는 설명이다.
구본성 금융연 선임연구위원은 "모계좌에서 자녀별로 자계좌를 갖는 형태이며, 각 계좌가 성인과 미성년에 따라 비과세한도가 설정되고, 일정 한도 내에선 일반 과세한도와 분리해 증여세를 포함한 완전 비과세 혜택 제고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행 개인종합관리계좌처럼 일정 기간만 보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은퇴자산으로 기능하도록 특정 연령 이후에만 해지할 수 있는 초장기 상품으로 설계하는 점도 특징이다.
구 선임연구위원은 "평생투자계좌가 평생자산으로 자리잡고 은퇴자산으로서도 기능할 수 있도록 특정 연령 이후에만 해지 가능한 초장기 상품으로 설계하고 중도해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인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또 가계가 시장 상황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평생투자계좌의 투자 대상에 대한 사전 규제를 최소화하고 글로벌 투자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평생투자계좌의 만기를 고려할 때 운용기관의 선택과 운용 성과가 자산의 축적 규모 및 속도에 미칠 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으므로 적격기관에만 운용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축적된 장기금융자산이 현세대와 미래 세대에 금융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융, 세제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