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석밥상에 '줄줄이 특검법·이재명표 지역화폐법' 올릴 수 있나

김은지 김수현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9.11 12:41
수정 2024.09.11 18:04

'김건희·채상병특검법' 12일 상정 전망

법안 상정시 與 추석 필리버스터 돌입

'지역화폐법' 놓고도 정치권 전운 고조

김승원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1소위원장이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심사를 상정하고 있다. ⓒ뉴시스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을 대정부질문 마지막날인 오는 12일 야당 주도로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이 검토되면서 국회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법' 처리 카드도 만지작거리면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여야 간 '쟁점 법안'들이 대거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정국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야당은 국민의힘 반발 속에서도 2건의 특검법과 지역화폐 건을 무조건 의결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다만 상정 법안의 개수와 정확한 시기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우선 민주당은 12일 본회의에서 이들 법안의 처리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1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12일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지역화폐법' 3건의 처리를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내일 대정부질문 이후 본회의에서 지금 말하는 법안들이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최종결정은 내일 의원총회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한 대변인은 "어떤 법안을 상정할지, 어떤 식으로 처리할지 그 부분들을 논의할 것이고 지금 언론에서 거론되는 (타임라인은) 아직 관측이나 예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이 두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본회의 상정 시기를 놓고 고심을 하는 이유는, 세 법안이 모두 상정되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나설 가능성이 큰 데 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인데, 민주당으로선 추석 밥상에 이들 법안을 모두 올리기엔 현실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실제로 돌입할 경우, 민주당은 이전처럼 '무제한토론 종결 동의'를 통해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표결을 강행할 전망이다. 종결 동의 제출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토론을 종료시킬 수 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자마자 종결 동의를 제출할 경우, 민주당은 다른 야당과 함께 이르면 13일에 첫 토론을 끝낼 수 있게 된다.


세 법안 모두 본회의에 올라올 때는, 법안 처리에 최소 사흘이 걸린다고 가정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의원들의 추석 지역구 활동에 제약이 불가피할 수 있다.


앞서 지난 9일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여당의 표결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채상병 특검법'과 함께 '김건희 특검법'을 의결해 전체회의로 넘긴 바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최근 총선 공천 개입 의혹까지 불거짐에 따라 김 여사 특검법의 처리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과 관련해선 수사 대상으로 최근 불거진 김 여사의 22대 총선 공천개입 의혹을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및 국민권익위 조사 외압 의혹, 코바나콘텐츠 관련 전시회 뇌물성 협찬,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구명 로비, 장·차관 인사 개입 등 김 여사에게 제기된 의혹 여덟 가지를 포함했다.


같은 날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야 5당 공동발의의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되,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이를 2명으로 추리면 그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게다가 대법원장이 후보를 추천하더라도 야당이 후보 거부권인 '비토권'을 가지는 내용이 더해졌다.


다만 이날 오전부터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구하며 회의가 정회된 상태라, 당초 관측되던 야권의 타임라인에 맞춰 속도감 있는 법안의 통과가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안건조정위원회에 민주당 의원 3명, 국민의힘 의원 2명, 비교섭단체 의원 1명(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들어가면 안조위가 곧바로 무력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검법 2건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공약 중 하나이자 민주당 당론인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일부 개정안)'의 경우,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돼 법제사법위원회로 넘겨진 상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거수투표 찬성으로 개정안이 소관 상임위에서 의결됐다.


이 법안은 국가의 재정 지원을 재량 규정에서 의무 규정으로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현재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 등의 이름으로 발행하고 있다. 이를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의 발행·판매·환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해 상품권 발행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행안위에서 지역화폐법이 통과되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하명법"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상설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크게 반발하는 등 법안을 둘러싼 여야 충돌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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