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5% 감원 와중에…이재용 "일자리 창출 의무 이행은 계속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09.03 16:18
수정 2024.09.03 19:42

삼성, 글로벌 빅테크 감원 추세 속에서도 하반기 공채 강행

"양질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의무", "인재가 경쟁력 원동력" 경영철학 반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8월 20일 광주 사업장 내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 교육센터를 방문해 교육생들을 격려하고 있다.(자료사진)ⓒ삼성전자

저성장, 글로벌 경쟁 심화, 불확실성 증대 등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삼성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선다. 기업의 일자리 창출 의무와 인재 육성을 중시하는 이재용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삼성은 오는 4일 각 관계사별로 채용 공고를 내고 신입사원 공개채용 절차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하반기 공채에 나선 관계사는 삼성전자를 비롯,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서울병원,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19곳이다.


채용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삼성이 앞서 2022년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던 걸 감안하면 이번 하반기 채용 규모는 1만명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삼성의 대규모 채용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의 움직임과는 상반된 것이다. 인텔은 15%의 인력 감축을 발표했고, 시스코도 7%의 감원에 나서는 등 고정비용을 줄여 불확실성 대응에 나서는 게 최근의 추세다.


국내 고용시장만 놓고 봐도 500대 기업 중 57.5%가 하반기에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잔뜩 웅크린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삼성의 대규모 공채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기업인의 의무’라는 이재용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말한 데 이어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에는 “기업인의 한사람으로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저와 삼성은 세상에 없는 기술, 우리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다짐도 내놨다.


이에 부응해 삼성은 2018년 발표한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기한 내인 2021년까지 달성한 데 이어, 2022년 5월에는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매년 대규모 인력을 공개 채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국내 임직원 수는 지난 2018년 10만3011명에서 올해 6월 12만8169명으로 25% 가까이 늘었다.


정기 공채의 목표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약속 이행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우수 인재를 확보해 육성함으로써 회사와 국가 미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그동안 삼성 사업장과 교육 현장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젊은 기술 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된다”,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다.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며 인재중심 경영 철학을 설파해 왔다.


이 회장은 또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의 ‘인재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삼성의 조직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기존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은 물론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을 바꾸자. 잘못된 것, 미흡한 것, 부족한 것을 과감히 고치자”는 이 회장의 주문에 따라 삼성은 2022년부터 조직의 활력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직급 통폐합 등을 통한 수평적 조직문화 확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 평가제도 개선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회장은 미래 지향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국내외 현장 직원들과의 소통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기술 인재 선점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올해 첫 경영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차세대 통신기술 개발을 점검한 데 이어 삼성 명장 간담회를 갖는 등 기술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 명장 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기술 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국내외 기능경기대회 후원도 이재용 회장의 인재중심 경영 철학을 잘 보여준다. 삼성은 2006년 고용노동부와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한 뒤 2007년부터 국내외 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관계사는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기술 인재를 매년 100여명씩 특별 채용하고 있으며, 삼성 관계사들이 지금까지 채용한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인재는 1600여명에 달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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