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미련 남지 않은 추신수 “최고의 순간은 2022년 우승”
입력 2024.11.07 16:50
수정 2024.11.07 17:03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생활, 한국 야구 최고의 선수
한솥밥 먹은 김광현과 최정 함께 참석해 대선배 축하
'전 야구 선수' 추신수(42)가 20년 넘게 이어진 자신의 야구 인생을 돌아봤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선수에서 일반인으로 돌아온 전 야구 선수 추신수다"라고 인사하며 "미국에서 뛸 때 새벽부터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 한국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정말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최근 어깨 수술을 받은 추신수는 보호대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랐다. 그러자 팀 동료로 한 솥밥을 먹은 김광현과 최정이 단상에 올라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마이크를 잡은 김광현은 "추신수 선배는 내가 미국에서 돌아온 2022년, 내게 국내 복귀를 가장 강하게 요청했던 사람이었다. 내 복귀 기자회견에서 꽃다발을 주기도 했다"며 "추신수 선배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정 역시 "대선배님과 한 팀에서 야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나중에 내가 은퇴할 때 꽃다발 주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추신수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이며 성공한 선수로도 통한다.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한 그는 클리블랜드, 신시내티, 텍사스 등을 거쳤고 2020년까지 빅리그 165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로 역사를 썼다.
2021년 한국 무대로 자리를 옮긴 추신수는 지난 4년간 타율 0.263 54홈런 205타점 51도루를 기록했고 40살이 넘어서도 기량을 유지, KBO리그 최고령 타자 출장, 안타, 홈런, 타점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특히 우승 경험이 없었던 추신수는 2022년 생애 첫 트로피에 입을 맞추며 감격적인 순간을 누리기도 했다.
추신수는 은퇴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좋은 시즌을 보내도 다음 시즌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제 더는 다음 시즌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게 정말 좋다"며 "아침에 일어날 때, 이렇게 상쾌한 적이 없었다. 잠도 편하게 자고, 식사 조절도 하지 않는다"고 방긋 웃었다.
이어 "올 시즌 시작 전 은퇴를 결심했지만, 부상 탓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현역 연장에 대한 미련이 완전하게 사라졌다"며 "예전에는 벤치에 있으면 뛰고 싶은 열망에 휩싸였지만, 부상 때문에 너무 힘드니까 그런 욕심조차 생기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은퇴 후 진로에 대해 지도자는 생각에 없는 추신수다. 그는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다. 여러 제안을 받고 있지만, 그 자리에 어울릴만한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로 오래 뛰었지만, 감독으로 준비한 적은 없다. 준비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프로 선수의 목표는 우승이다. 2022년 우리 SSG 동료들과 하루도 1위를 놓치지 않고 정상에 올랐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은퇴식에서 특별 엔트리로 등록해 경기에 출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SG 구단은 내년 초 추신수 은퇴식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