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사업성 부실 부동산PF 21조·전체 9.7%…감내할 만"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08.29 14:11
수정 2024.08.29 14:12

제4차 부동산 PF연착륙 대책 점검회의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결과를 진행한 결과, 부실 사업장 규모는 21조원으로 전체 사업장에 1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이번 사업성 평가로 충당금과 PF부실채권 비율이 늘었지만 충분히 감내할 만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제4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PF 연착륙을 위한 정책 관련 금융회사의 사업성평가 결과 및 향후계획, 6월말 부동산PF 연체율 현황, 부동산PF 관련 증권업계 펀드조성 및 자금지원 추진상황 등에 대해 논의가 이어졌다.

우선 금감원은 6월말 기준 연체, 연체유예, 만기연장 3회 이상 사업장 등 부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1차 평가대상(33조7000억원)으로 사업성 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유의·부실우려 여신은 21조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216조5000억원)의 9.7% 수준으로 나타났다. 1차 사업성 평가 대상 외 잔여대상 182조8000억원 중 유의·부실우려 여신은 2조3000억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1차 사업성 평가대상에 따른 대손충당금 6조7000억원이 적립됐지만, 대부분 업권에서 증자 등에 따라 자본비율이 전분기말 대비 상승하고, 최저 규제비율을 미충족한 금융회사가 없어 금융회사에 대한 전반적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유의·부실우려 여신(21조원) 대부분이 브릿지론·토담대(16조9000억원)이며, 공사가 진행중인 본PF(4조1000억원) 규모는 크지 않아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이다.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참여중인 시행사는 대부분(93.1%) 1개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을 보유중으로 연쇄부실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엄정한 사업성 평가로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전년말 대비 6.1%포인트(p)가 상승했으나, 금융사가 마련중인 재구조화・정리계획이 원활히 이행될 경우 하반기에는 안정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 금융위원회

6월말 기준 금융권 PF대출(132조1000억원) 연체율은 3.56%, 중소금융회사의 토지담보대출(24조1000억원)은 14.42%로 나타났다. 금융권 PF대출 연체율은 3월말(3.55%) 대비 0.01%p 상승했으나 직전 분기(0.85%p) 보다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 토지담보대출 연체율도 3월말(12.96%) 대비 1.46%p 올랐으나, 직전 분기(5.81%p) 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캠코, 금융지주, 은행, 보험, 저축은행, 여전사 등 여러 기관과 업권에서 추진하는 자금지원을 현황도 보고됐다.


증권업계는 12개사가 각 회사별로 부동산PF 재구조화 등에 참여하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체 목표액은 3조3000억원 규모로 이중 6000억원은 증권사가 자체자금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은 5개 은행(NH, 신한, 우리, 하나, KB)에서 신청을 계속 접수받고 있으며, 현재까지 접수된 신디케이트론 문의에 대해서는 참여 금융기관들이 사업성을 고려하여 사업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신 심사 등 내부 취급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장도 있어 조만간 첫 신디케이트론 대출이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캠코와 민간이 함께 조성한 캠코펀드(1조1000억원)는 현재 약 2300억원의 투자집행을 완료했다. 은행·지주 등에서 조성한 펀드(6000억원)는 현재 약 2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저축은행업권은 약 54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정리펀드 중 약 4300억원을 집행 완료했고, 나머지는 시장상황을 보아가며 집행할 방침이다. 여전업권은 약 4200억원 규모의 PF정상화지원펀드 중 약 3600억원을 집행 완료했고, 내달까지 전액 집행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날 민간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해소되고 있고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업성 평가 관련하여 유의·부실우려 여신(21조원)이 전체 PF 익스포져(216.5조원) 대비 9.7%로 예상했던 범위 내의 수치이고, 증자 등을 통해 자본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고 감내할만한 수준이라고 보았다.


다만 최근 부동산 PF 시장이 지역별(서울·수도권/지방), 용도별(주거·오피스/그외)로 온도차가 있음을 유의해야하며,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매각 등을 신속히 추진해 이자비용 등 추가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연체율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향후 위기상황에 대비해 충분한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건전성 관리에 힘을 기울이고, 이와 함께 정상 사업장 등에 대한 신규자금 공급 확대 등에도 계속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예상범위 내의 유의·부실우려 규모, 금융회사·건설사·시행사 등 시장 참가자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인 상황, 자금지원 체계의 원활한 작동 등을 감안시 부동산 PF 연착륙이 예측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6일까지 금융회사가 실효성 있고 구체적인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수립하도록 지도하고, 9월말부터 이행실적을 철저히 점검해 차질없는 재구조화·정리를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오는 11월까지 1차 평가대상 이외의 전체 사업장에 대해 9월말 기준으로 사업성 평12월부터는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매 분기 평가를 진행하는 상시평가 체계로 전환한다.


금융 당국은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공급과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사후관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지를 점검할 것"이라며 "향후 본격적인 경·공매 등 재구조화·정리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금융·건설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필요시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즉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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