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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 부실 우려에 중기·사장님 대출 '빗장'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11.06 11:26
수정 2024.11.06 11:28

6월 말 중기대출 49조, 전년비 20.6%↓

PF 부실 후폭풍 기업대출 리스크 높아져

시중 저축은행 사옥 전경. ⓒ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1년 새 12조원이나 줄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충격에 기업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이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상당 부분은 부동산이 차지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기업대출은 줄이고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49조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다. 영세한 환경에 있는 소상공인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감소 폭이 더 컸다. 중기대출 잔액 중 6월 말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7조952억원으로 같은 기간 29.5% 급감했다.


저축은행의 기업 여신은 중기대출이 대부분인데, PF리스크가 확대되며 업황이 좋지 않아 중기대출 잔액이 눈에 띄게 축소햇다. 기업대출 대부분이 건설·부동산업을 취급하다보니 신규대출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6월 말 저축은행 기업대출 잔액도 1년 전보다 13조 넘게 줄어든 51조88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대출 행태는 저축은행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호황기 PF를 포함 기업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은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중소형 저축은행이나 비은행 계열 저축은행들은 자체 개인신용평가모형(CSS)이 없다 보니 기업대출 의존도가 심화됐다.


이에 비해 가계·기업 대출이 고른 포트폴리오를 가진 저축은행은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신한저축은행이다.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218억원을 달성했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세자릿수의 흑자를 유지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가계대출 위주의 사업모델이 자리했다는 분석이다. 신한저축은행은 전체 대출 잔액의 80%가 가계대출 잔액으로 이뤄졌다. 가계대출 중에서는 공공이 보증하는 보증대출 비중이 특히 높다.


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을 주로 취급하는 IBK저축은행은 3분기 누적 437억원의 적자를 냈다. 중기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대표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에서도 중기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영세한 곳들은 발붙이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신용위험이 크고 연체율도 높아 저축은행업권에서 대출을 확대하기 쉽지 않다"며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을 낮추거나 갈아타기 플랫폼 등을 통해 차주 이자비용을 절감하는 등 금융사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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