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정기변경 타깃 투자...체급 이동株 ‘눈길’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8.29 07:00
수정 2024.08.29 07:00

현대건설·한화시스템 등 대형→중형주 6개 하향 예상

‘뱀의 머리’ 기관 수급 효과...중소형펀드 비중 높아져 유리

단기 변동성 주의...“리밸런싱일 이전에 소외 종목군 주목”

ⓒ픽사베이

내달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 정기 변경을 앞두고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하향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주에 속해 있을 때는 ‘용의 꼬리’였지만 중형주로 강등되면 ‘뱀의 머리’가 되면서 투자 비중이 높아져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13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 구성 종목 변경이 이뤄진다. 리밸런싱(재조정)일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다음 달 12일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를 제공하고 있는데 매년 3월과 9월 선물 만기일에 정기 변경을 실시한다. 9월 정기 변경은 3개월 하루 평균 시가총액(6월 1일~8월 31일)을 기준으로 대형주(1~100위), 중형주(101~300위), 소형주(301위~)로 구분된다.


증권사들은 해당 지수 변경에서 주가가 하락해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체급이 낮아지는 종목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대형주 지수는 비슷한 대표 지수(코스피200)가 있어 지수 변경에 따른 수급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대형주에 새롭게 편입된 종목군은 삼성전자 등의 기업들과 같은 사이즈에 속하게 돼 오히려 수급적으로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중형주 지수는 중소형 종목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가장 선호하는 벤치마크다. 특히 대형주 지수 하위권에서 중형주 지수 상위권으로 이동한 종목은 중소형 펀드에서 상위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기관 수급 유입을 통한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 위탁운용 펀드의 중소형주 투자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3조8000억원이다. 상장지수펀드(ETF)와 공·사모 펀드 등을 추가적으로 고려하면 중소형 펀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상승 동력이 있는 종목의 성과가 더 좋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대형주 지수 하위권 종목이 중형주 지수 상위권으로 이동하면서 중소형주 운용 자금의 매수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정기 변경을 통해 코스피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이 예상되는 종목으로 현대건설·한화시스템·강원랜드·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한온시스템·F&F 등 6개 종목을 거론하고 있다.


반대로 중형주에서 대형주로 체급이 오를 종목으로는 LS일렉트릭(ELECTRIC)·삼양식품·LS·LIG넥스원·한국가스공사·HD현대미포 등 6개 종목이 언급되고 있다.


이 중 LS일렉트릭과 LIG넥스원은 각각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8월 정기변경 편입 종목과 차기 후보군으로 꼽히는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은 이미 MSCI 지수 편입 기대로 거래대금 대비 자금 유출이 적어 주가 하방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지수 변경 투자 전략을 활용할 경우 리밸런싱일 전후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에 증권사들은 리밸런싱일 이전에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할 소외 종목군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과 강원랜드의 거래 강도는 각각 0.15%, 0.21%로 종목군 내 최하위”라며 “리밸런싱일까지 수급 유입 효과를 통해 지수 대비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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