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김정은에 아첨하지 않을 것"
입력 2024.08.23 18:09
수정 2024.08.23 18:58
"건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중산층 중심 정책 추진"
“이 연설을 시청하는 사람 중에 저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 분들께 약속합니다. 저 카멀라는 모든 이를 위한 대통령이 될 것입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의 폐막일인 22일(현지시간) 마지막 연사로 등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무슨 정책을 펼칠 것인지, 또 대통령이 될 것인지를 당당하게 밝혔다. 그는 건강한 신념을 갖게 된 자신이 중산층 중심의 정책을 통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자유라는 단어를 15번 사용하면서 자유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강력하게 표현했다. 그가 선택한 등장 음악조차 유명 팝 가수 비욘세의 ‘자유(freedom)’라는 곡이었다. 해리스 후보에 대한 소개 영상이 끝나고 그가 걸어 나오자 행사장엔 “자유가 필요해. 나는 계속 달릴 거야. 승자는 포기하지 않거든”이라는 노래가 행사장에 울려 퍼졌다.
음악이 끝나고 해리스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려 했지만 지지자들이 간단없이 환호를 보내며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가 몇 번이나 마이크를 잡으려 했으나 환호가 멈추지 않았다. 이에 해리스 후보는 “감사하다”고 활짝 웃으며 연거푸 화답했다.
연설의 시작은 자신의 가족과 조 바이든 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부통령 후보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그는 “우리 자녀(콜 엠호프, 엘라 엠호프)들의 아버지인 더글라스 엠호프를 정말 사랑한다. 나의 배우자가 되어주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선 “역사가 기억할 대통령의 위대한 선택에도 감사하다. 지난 4년은 내게 최고의 순간”이라고 전했다. 월즈 후보에겐 “당신은 훌륭한 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지켜 세웠다.
이어 자유에 대해 말했다. 그는 자신과 민주당이 추구하는 자유가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유, 깨끗한 공기와 물을 마실 수 있는 자유, 모든 미국인이 총기로부터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자유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후보는 “우리는 이타심, 공정함, 공평한 기회, 무한한 가능성을 물려받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상속자다”라며 “우리 부모님 세대가 그랬듯이 미국의 자유를 지켜내 우리의 자녀와 손주 손녀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런 신념을 바탕으로 이 나라를 위해 싸우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치를 관철하기 위한 정책을 소개했다. 앞서 밝혀 왔듯 해리스 후보는 중산층 중심의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와 정책 보좌관들은 탄탄한 중산층이 미국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믿고 있다. 중산층의 부흥을 이끄는 것이 해리스 행정부의 최대 목표가 될 것”이라며 “나는 이 자리에서 미국 중산층 1억 명 이상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세금 감면 정책을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 물가와 집값을 낮출 것이며 사회보장제도와 의료 보험을 보호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정책이 기회의 경제를 만들 것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이 하나가 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에 차서 말했다. 해리스 후보는 “기회의 경제가 실현되면 미국은 하나가 된다”며 “기업가와 노동자, 중소기업과 대기업, 보수와 진보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 한 마음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뺴놓지 않았다. 트럼프 캠프가 발표한 ‘프로젝트 2025’는 순전히 억만장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산층이 아닌 자신의 친구들인 억만장자를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그는 중산층 가정의 물가를 연간 4000 달러(약 530만원)가량 올릴 것이고, 의료 보험료와 사회보장제도를 파괴할 것이다. 또 부자들의 세금을 감면해 국가 부채를 비약적으로 늘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외교 정책에 대해선 현재 바이든 정부의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치열한 외교전을 통해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시키고 중동 불안을 잠재우겠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북핵 문제에 대해선 "미국의 안보와 이상을 우선으로 두겠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같은 독재자들에게 아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후 그의 배우자 더그와 월즈 부부가 올라와 지지자들에게 손잡고 인사했다. 이들이 "우리가 싸우면"이라고 외치자 지지자들은 "승리한다"고 일제히 제창했다.
이날 나흘 간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미국 대선도 ‘해리스 대 트럼프’ 구도로 75일 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두 후보는 다음 달 10일 TV토론에서 처음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