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에 패러디까지…숏폼 영향권에 든 뮤지컬
입력 2024.08.24 09:05
수정 2024.08.24 09:06
‘I want that new money, crisp money, straight from the mint money’
최근 틱톡이나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에서는 ‘뉴 머니’(New Money) 댄스 챌린지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곡은 한국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아시아인 최초로 단독 리드 프류도서를 맡아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에 올린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의 넘버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커튼콜에서 배우들이 직접 ‘뉴 머니’ 댄스 챌린지에 동참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100만뷰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뮤지컬은 개막 석 달 만에 매출액 한화 300억원을 돌파하며 흥행 순항 중이고, ‘뉴 머니’가 포함된 ‘위대한 개츠비’의 OST 앨범은 지난 2일(뉴욕 현지시간) 빌보드 차트 ‘캐스트 앨범’(Cast Albums) 부문 1위에 올랐다. 앞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 등 중소기획사들이 숏폼 챌린지를 통해 빌보드에 입성하는 등의 현상이 뮤지컬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위대한 개츠비’ 뿐만 아니라 최근 다양한 뮤지컬이 숏폼 콘텐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 코미디 채널 ‘빵송국’의 ‘뮤지컬스타4’ 속 이호광(본명 이창호)는 뮤지컬 ‘킹키부츠’의 넘버 ‘랜드 오브 롤라’(Land of Lola)를 선보이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실제 뮤지컬 속의 캐릭터인 롤라의 넘버를 우스꽝스럽게 태권도를 접목해 선보이면서다. 배우들 못지않은 의외의 성량과 가창력도 주목을 받았다.
‘킹키부츠’는 이전에도 스테디셀러로 꼽혀왔지만, 올해는 이 유튜브 숏츠 영상이 평균 200만회를 육박하면서 뮤지컬을 즐기지 않았던 대중에게까지 ‘킹키부츠’를 알리게 됐다. 이 밖에도 ‘데스노트’의 넘버 ‘게임의 시작’과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넘버 ‘겟세마네’ 등도 이 채널을 통해 대중에게 웃음을 안기고 있다. 태권도를 접목해 만든 춤을 따라 추는 ‘태권롤라 챌린지’도 SNS에서 유행 중이다.
뮤지컬 ‘시카고’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영상이 숏폼 플랫폼을 통해 알고리즘을 타면서 신드롬급 화제성을 일으켰다. 최재림의 복화술 장면을 비롯한 프레스콜 영상을 시작으로 이전 시즌에서 연기했던 다른 캐스트의 영상도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최근엔 벨마 역을 맡은 정선아가 ‘뮤지컬스타4’ 빵송국 멤버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웃음을 사기도 했다.
숏폼 플랫폼을 통해 주목을 받은 뮤지컬들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온라인 화제성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 OST 앨범이 빌보드 차트에 오르고, 브로드웨이에서 준수한 성적을 내며 흥행하고 있는 것도 그렇고 ‘시카고’나 ‘킹키부츠’도 기존 팬덤은 물론 새로운 관객층까지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는 “어떤 영상이 어떻게 터질지 모르지만, 숏폼 등 온라인 영상 콘텐츠가 작품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뮤지컬계에서 새로운 관객층을 흡수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는 만큼, 온라인 영상 콘텐츠 제작과 이를 통한 바이럴은 더 활발해 질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