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자"...통신사, 아이폰 통화녹음 도입 ‘속속’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입력 2024.08.15 06:00
수정 2024.08.15 06:00

SKT 이어 LGU+ 출시 준비

KT는 시장상황 고려해 다각도로 검토

애플 조만간 통녹 기능 내놓는 만큼

효용성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여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 기능. ⓒSKT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가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를 제공해 아이폰 이용자 끌어모으기에 나선다. 통신사간 아이폰 이용자 유인 경쟁이 심화하면서 KT도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지 관심이 모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 ‘익시오’를 올 4분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통화 영역에 AI(인공지능) 적용해 차별화된 통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시오는 아이폰 이용자에게 통화 녹음과 요약 기능을 제공한다. 언어모델은 LG유플러스의 ‘익시젠이’ 활용된다. 익시젠은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언어모델(LLM) ‘엑사원’에 LG유플러스의 통신 데이터를 학습시킨 LG유플러스의 자체 언어모델이다.


통신 3사 중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를 가장 먼저 도입한 회사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자사 고객 대상으로 AI 비서 앱 ‘에이닷’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통화녹음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통화녹음 기능 업데이트 이후 에이닷은 3일 연속 애플 앱스토어 1위(한국 기준)를 기록했다. 또 보름만에 4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는 괄목할만한 성과도 거뒀다. 특히 아이폰 이용자들 사이에서 유료인 외산 서드파티 앱보다 통화 품질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호평을 받았다.


삼성전자 갤럭시와 달리 그동안 애플은 정책상 아이폰에 통화녹음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상대방의 동의 없는 통화녹음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디자인, 카메라 등을 이유로 아이폰은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스마트폰으로 자리매김했으나 그런 가운데에서도 통화녹음에 대한 니즈는 꾸준히 있어왔다.


국내에서 통화녹음 서비스는 위법성이 없다. SK텔레콤이 작년 통화녹음 서비스 출시 이후 통화 녹음파일이 외부 서버로 전송돼 개인정보 관련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에이닷 실태조사에 나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SK텔레콤의 서버에서 텍스트 파일을 보관하는 시스템에 접속기록이 보관되지 않은 사실만을 문제 삼았다.


LG유플러스가 뒤늦게 아이폰 통화녹음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개인정보 관리 부담이 크지만 그 이상의 효용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SK텔레콤이 통화녹음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나머지 통신사들은 그 서비스를 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통화녹음 기능을 지원한 이후 가입자 증가세가 두드러질 경우 KT도 재빨리 서비스를 개발해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애플이 아이폰에 통화녹음 기능을 조만간 탑재할 예정인 만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애플은 텍스트 전환과 요약 기능에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


KT는 “아직 확정된 계획은 없다”며 “고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민단비 기자 (sweetra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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