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지도부 갈등 우려 불식…화합 모드에 빠른 안정 궤도 진입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4.08.08 06:00
수정 2024.08.08 09:04

'친한 5명 친윤 4명' 신경전 예상됐지만

금투세 등 민생 정책 관련해 한목소리

"韓 최고위원들과 자주 소통하려고 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대표를 주축으로 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안팎에서 갈등 우려가 속출했던 것과 달리 안정 궤도에 빠르게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도부가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5 대 4 비율로 구성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너 나 할 것 없이 민생 현안 해결을 중점으로 두면서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친한계 인사를 주요 당직에 기용하며 '친정 체제'를 구축한 뒤 민생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도부도 방송과 인터뷰 등을 통해 한 대표의 행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도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거듭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은 격식이 아니라 민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실용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게 우리 당의 확고한 의지"라며 "민주당의 입장은 무엇이냐. 이재명 전 대표는 전향적인 것 같은데, 한쪽은 아니라고 하고, 이건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친한계로 꼽히는 장동혁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금투세 폐지 주장에 대해 민주당도 무작정 반대하는 입장은 아닌 거 같다. 협상의 여지가 있는 만큼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토론했으면 좋겠다"라고 한 대표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폭염 대책과 관련해서도 한 대표와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등의 한목소리를 냈다. 김 최고위원은 친윤계로 분류된다.


추 원내대표가 한국전력공사 누적 적자와 정부의 전기료 감면 정책 등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취약계층 지원 강화라는 기본 방향에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정책적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추 원내대표도 "부담의 완화가 가능한지, 기존에 충분히 하던 걸로 여름을 어려움 없이 날 수 있는지에 대한 정치적 판단을 숙고하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민생 드라이브에 시동을 거는 것과 동시에 내부 화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한 대표가 당권을 잡을 경우 '당내 분열이 가속화 될 것' '한 지붕 두 가족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한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자주 소통하려고 한다. 식사 제안도 먼저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비공개 회의에서도 분위기는 매우 좋다"라고 말했다.


'한동훈호(號)'의 화약고는 인선 문제라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인선과 관련해서도 지도부 내에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비공개 회의에서 인선 관련 이견이나 최고위원들 발언은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 김 최고위원도 최근 CBS라디오에서 "저분은 나하고 생각이 같으니까 믿을 수 있겠다, 이렇게 얘기를 할 사람이 (한 대표에게) 필요하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런 사정을 이해를 하고 이번 인사만은 그냥 맡겨놓자라는 이야기였다"고 언급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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