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美 경기 침체 우려감에 ‘초주검’
입력 2024.08.02 20:09
수정 2024.08.02 20:09
글로벌 증시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패닉’(공황) 상태에 빠졌다. 미 뉴욕증시가 1일(현지시간) 폭락한데 이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증시가 2일 급락했고, 유럽 증시도 이날 개장부터 일제히 하락세로 시작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5.81% 떨어진 3만 5909엔에 마감했다. 전날 2.49% 내린 데 이어 하락폭이 더 커졌다. 종가 기준 하락폭(2216엔)은 미국 ‘블랙 먼데이’ 다음날인 1987년 10월 20일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컸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전했다.
닛케이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은 전날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미국 증시가 급락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증시를 이끌던 반도체 등 첨단기술주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꺾인 것도 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또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기업 실적이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한몫했다. 닛케이는 “갑작스러운 ‘트리플 쇼크’로 투자자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하방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도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하락했다. 중국 본토 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0.92%)와 선전성분지수(-1.38%),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지수(-1.02%)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대만 가권지수가 전날보다 4.43% 하락했다.
유럽 증시도 개장초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Stoxx600 지수는 이날 오전 7시 51분(현지시간) 현재 504.40으로 전날보다 1.45% 떨어졌다. 영국 런던증시에서 대표 지수인 FTSE 100 지수는 0.42% 내린 8,248.26이다.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 지수는 7,317.99로 0.71% 하락했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 지수는 17,839.96으로 1.34% 떨어졌다. 이탈리아 밀라노증시의 FTSE MIL 지수는 32,314.14로 1.65% 하락했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폭락세를 보인 것은 전날 발표된 미국의 경기지표가 부진하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일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8을 기록해 예상치(48.8)를 크게 밑돌았다. PMI는 50 미만일 경우 업황이 수축 국면에 있다는 뜻이다. 시장의 예상보다도 지난달 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의미다.
같은 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 9000건으로 예상치(23만 6000건)를 웃돌아 고용시장도 차갑게 식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그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을 실기해 경기 침체에 빠지게 생겼다는 공포가 시장을 압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