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韓·美·日 통화정책 온도 차 ‘변수’…난이도 높아진 증시 전망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07.31 17:10 수정 2024.07.31 17:14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본격화…엔화 절상 영향

신흥국 자산 매도 가능성…코스피 파급력 주목

한은 금리 인하 시점 이견에 높아진 투자 난이도

일본은행(BOJ)이 3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사진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3일 일본 도쿄 일본은행 본점에서 새로 발행한 1만엔·5000엔·1000엔권 지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미국·일본 등 주요 3국의 통화 정책이 온도 차를 보이면서 향후 금융 환경과 증시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렴하게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에 따른 신흥국 자산 매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국내 금융 시장과 증시에 미칠 파급력에 이목이 향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 되며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BOJ)은 이날 7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0~0.1%에서 연 0.25%로 2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지난 3월 17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4개월 만에 금리를 재차 올린 것이다. 이에 일본의 기준금리는 지난 2008년 12월(0.3% 전후) 이후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BOJ에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결정에도 시선이 쏠린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0일(현지시간)과 31일 양일간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31일(한국 시간 기준 내달 1일 새벽) 이뤄질 회의 결과 발표에서는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은 금리 동결 결정 자체보다 제롬 파월 의장의 입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연준이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날 언급에 따라 연준의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 단행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가 점점 다가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9월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85.8%로 예상된다. 다음번 열리는 FOMC에서는 금리 인하 단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 셈이다. 8월은 FOMC가 열리지 않는다.


시장은 ‘빅 컷(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마저 내다보며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50bp 금리 인하 예상치는 13.8%로 한 달 전인 6월28일(6.2%)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올랐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은 엔·달러 환율 변동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이달 초 엔·달러 환율이 161엔까지 치솟으며 3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통상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안전자산 선호로 해석된다. 과거의 사례에서 유사시 고금리 신흥국 자산 매도와 일본 내 유동성 회귀가 관측됐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일본 엔화 지위 약화로 이전과 같은 파급력은 보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를 두면서도 국내 증시에서 수급 변동 가능성은 열어두고 대처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미국 대선 등 정치권 상황에 따라 미-일 간 금리차 축소 확대 여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까지 엔화 전망을 보면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상황과 11월 대선 이후의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보기 어렵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시나리오 하에서 엔화 강세 전망은 특히 거세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자료사진) ⓒ한국은행

미국과 일본의 금리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행보가 어떻게 펼쳐질지도 주목되는 변수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 물가에 대한 진전이 확인됐으나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과 환율 시장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며 금리 인하 시기를 두고 시장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준보다 먼저 8월 금리 인하를 먼저 단행할 가능성과 연준의 금리 인하 단행 이후 한참이나 지난 뒤에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 등 상반된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러 시나리오들이 쏟아지며 향후 국내 주식 투자 난이도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7월 금통위 이후 한은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졌다는 해석이 있지만 2명의 금통위원이 3개월래 인하 여지를 남겨둔 점, 포워드 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적 안내)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전환된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깜빡이 아닌 깜깜이 전략으로 금리 인하 시점을 유연하게 가져가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