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방통위원장 인재풀 고갈 날 때까지"…'2차 전선' 예고
입력 2024.07.30 11:24
수정 2024.07.30 11:30
'방송4법'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
거부권 전망에…"할 수 있는 모든 일"
방문진 이사 임기 내달 12일 종료
이진숙 임명하자마자 탄핵 전망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뒤 '2차 전선'을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방송통신위원장 인재 풀이 고갈 날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30일 오전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재적 300인 중 재석 189인, 찬성 189인으로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을 통과시켰다. 방송4법이 모두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이 주도한 5박 6일간의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도 막을 내렸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직후 열린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1차 전선이 마무리됐고다 볼 수 있겠다"며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 임명과 관련한 방문진 임기가 8월 12일 마감이다. 여러 변수가 있을 것이고 그때까지 2차 대립 전선이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송4법은 KBS·MBC·EBS 등 공영방송의 이사진을 확대해 정부·여당의 영향력을 낮추고, 이들에 대한 임명권이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방식을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집권여당일 때에는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와 같은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았었다.
8월 12일 MBC의 최다출자자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임기 만료를 시작으로 공영방송 이사진 임기가 줄줄이 끝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이사 선임을 저지하기 위해 새로 임명되는 방통위원장의 즉시 즉각 탄핵 등 극한 대치를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윤 원내대변인은 "예상하는 것처럼 현 정권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를 임명하느냐와 방문진 이사진을 언제 교체하느냐가 향후 정국에서 가장 중요한 상수가 될 것"이라며 "그에 따라 법안을 상정하고 여당에서 필리버스터를 또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오전 통과된 '방송4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상수로 보고 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도 윤 대통령은 당시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 관련 3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민주당은 방송 4법이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해 돌아올 경우 다시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변인은 "논의된 바는 없지만 아마 방송 4법 재발의를 하지 않겠느냐"며 "윤 정권의 방송 장악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 윤 정권의 방통위원장 인재 풀이 고갈 날 때까지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