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명태균 통화 당시 당선인' 주장에 민주당 "거짓 해명으로 도망"
입력 2024.10.31 18:09
수정 2024.10.31 19:05
대통령실 "공천 보고도, 지시도 없었다"
국민의힘 "법적 문제없다" 판단에
野 "尹, 증거 앞에서도 황당무계 궤변
손으로 하늘 가리려…특검 수용하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씨와 통화 당시 공직자가 아닌 '당선인' 신분이었으므로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는데 아직도 거짓 해명으로 국민적 의혹에서 도망치려고 하느냐"고 경고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공천개입 녹취 공개 관련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육성 증거 앞에서도 황당무계한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이같이 압박했다.
이날 오전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기 직전인 2022년 5월 9일 이뤄진 윤 대통령과 명 씨 사이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 파일에는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 대통령의 육성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이튿날인 5월 10일 취임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밝혔다.
또 "당시 윤 당선인과 명 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 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들도 윤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를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선거법에 위반될 소지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은 국가 조직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한쪽 정치세력을 편드는 걸 문제 삼는 것인데, 당선인 신분은 그런 것에 있어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제57조의6 2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해 당내 경선에서 경선 운동을 할 수 없다. 대통령 취임 이전의 당선인은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반면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증거가 나왔는데도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발뺌하다니 참으로 뻔뻔하다"며 "그저 좋게 이야기했다니 윤석열 대통령은 허풍쟁이냐"고 물었다.
또 "대통령실은 어설픈 거짓 해명도 모자라 이준석 당시 대표와 윤상현 당시 공관위원장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며 "이준석 의원의 말처럼 양두구육을 넘어 인면수심"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정하고 엄정한 특검 수사로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사적 관계를 통한 국정농단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거짓말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특검을 수용하라"며 "지금처럼 말장난 같은 거짓 해명만 계속한다면 성난 민심의 파도가 모래성 같은 권력을 쓸어버릴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