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해지는 北 오물풍선에도 '소극적' 정부…이대로 괜찮나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4.07.27 01:00
수정 2024.07.27 01:00

통일부, '오물풍선' 높은 적중률에도 "기존 방침 변화 없어"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 화재 발생 등 위험성 점점 가중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보낸 24일 저녁 서울 중구 하늘에 오물풍선이 떠다니고 있다. ⓒ뉴시스

북한의 오물풍선의 위험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세가 고조되고 있다. 오물풍선이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에도 적극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는 까닭에 국민들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통일부는 26일 "북한의 오물풍선 등 일련의 도발에 우리 정부는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기존에 밝힌 바 있다"며 기존 방침에 변함이 없단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김인애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이 지난 24~25일 내려보낸 10차 오물풍선 500여 개 중 480여 개가 남측 지역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적중률 96%로, 10차례의 살포 중 가장 높은 효율을 보였다.


합동참모본부가 공개한 정보를 바탕으로 계산한 북한의 오물·쓰레기 풍선의 남한 내 유효 낙하율은 △1차 57.7% △2차 12.5%△3차 24.2%(1~3차는 특정 시간대 집계 기준으로 최종 집계는 아님) △5차 28.6% △6차 40% △7차 38.8% △8차 20% △9차 48% 등이다. 4차 살포 때는 낙하 개수가 공개되지 않았다.


북한이 재차 오물풍선을 날려 보낸 24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평고등학교 인근 인도에 풍선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쇄물이 흩어져 있다. ⓒ뉴시스

또 북한이 살포한 쓰레기 풍선 중 하나가 경기 고양시의 한 다세대주택 옥상에 떨어지면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우리 국민의 안전에도 위협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간 오물풍선 내용물 대부분은 종이와 비닐류의 쓰레기였단 것을 미뤄봤을 때 북한이 도발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풍선 잔해에서는 풍선과 쓰레기 봉지를 연결하는 끈에 매달려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풍선이 터지게 하는 기폭장치가 불에 탄 흔적으로 발견됐다.


이처럼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하지만, 새로운 대응책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대북 확성기 전면 가동에도 북한이 아랑곳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빨리 뾰족한 묘수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전성훈 경민대학교 겸임교수는 "정책이라는 건 원칙이 있고 현실이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제 명백히 북한이 우리 민간에 풍선을 보내는 것에 대한 대응을 분명히 해야 한다. 오물풍선으로 인해 국민들 불만이 많다"고 지적했다.


현 대북 확성기 대응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전 교수는 "북한이 대북 방송을 싫어하고 부담을 느끼니 고통을 줄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북한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무릎을 끓고 들어오느냐, 그건 아니다"라며 "(우리가) 수위를 높이면 북한도 수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한반도 정세는 위기관리를 해야할 시점이다. 지금 평화로운 상태나 안정된 상태가 아니다. 위기 관리가 필요하고 북측이나 남측이나 조심스럽게 행동을 해야 한다"며 "위기가 격발돼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튈 지를 모른다. 지금 북한이 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충돌이 벌어질 시 우리가 우위에 있다고 자신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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