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는 성모상' 훼손…신성모독 논란 속 괴한 습격
입력 2024.07.05 04:01
수정 2024.07.05 04:01
신성모독 논란을 일으킨 '출산하는 성모상'이 오스트리아 성당에 전시된 지 하루 만에 훼손됐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린츠 성모마리아 성당에 전시된 성모상이 지난 1일 새벽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괴한들은 이날 성모 마리아를 참수하듯 '머리' 부위를 베어갔다고 WP는 보도했다.
훼손된 작품은 성모 마리아가 바위에 앉아 예수를 출산하는 장면으로 묘사했다. 전통적 종교예술에서 아름답고 성스럽게 그려지는 성모 마리아와는 달라 문제가 제기됐다.
작품 속 성모 마리아는 현실에서 여성들이 출산을 위해 취하는 자세대로 치마를 뒤로 걷고 다리를 벌린 모습이다. 표정도 산고로 일그러져 있다.
또한 성모 마리아의 신체를 이상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불룩 튀어나온 임신부의 배와 굵어진 다리 등을 실제적으로 형상화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전시회 전부터 가톨릭계 일부의 불만을 샀다. 신성모독이라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있었다. 해당 청원에는 1만 2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작품을 구상한 작가 슈트라우스는 "(기존 예술작품 속)성모 마리아 이미지는 대부분 남성에 의해 만들어져 가부장 제도의 굴레에 갇혀 있다"며 "내 작품에서 성모 마리아는 자기 몸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작품의 조각가인 테레사 림버거는 "논란이 따를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작품을 파괴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작품 훼손에 대해 린츠 교구는 성명을 통해 "이 작품을 전시하면 논란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며 "해당 작품이 일부 신자들의 신심에 상처를 냈다면 유감이지만 예술의 자유를 공격하고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