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 대통령 '국회 개원 연설' 안할 듯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4.07.04 16:11
수정 2024.07.04 18:01

야당 입법 폭주에…대통령실 "축하 연설 할 수 있겠나"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제7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5일 예정된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축하 연설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해병대원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려 하고, 이재명 전 대표의 수사를 맡은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등 입법 폭주를 일삼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해 축하 연설을 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고 대통령실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지금 국회가 이런 상황인데, 대통령께서 국회 개원식에 가서 축하 연설을 할 수 있겠느냐"며 "당에서도 참석하기 어렵다고 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의 지금 행태를 보면 국회 개원식에 가기 어렵다"며 "여당이 참석 안 하면, 자연스럽게 대통령의 참석도 불발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추진한 데 이어 이재명 전 대표 수사 담당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강제 종료 후 해병대원 특검법안 표결도 진행할 것 아니냐"며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도 자기들 마음대로 처리하지 않겠느냐. 이럴 거면 국회 개원식은 왜 하느냐"고 개탄했다. 또 "우원식 국회의장은 해병대원 특검법을 상정하면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말라는 식으로 말했다"며 "여당 의원들이 개원식에 참석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앞서 우 의장은 전날(3일) 해병대원 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면서 "국민 60% 이상이 순직 해병 특검법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신 만큼 이제 국회가 이 사항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특검을 통해 그동안 국민께서 가졌던 의혹과 진상이 해소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의장 자리에 있으면서 특정 법안에 대해 표결을 앞두고 찬성 입장을 표명하고 특정 정당과 같은 입장을 제시하는 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장으로서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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