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기부 두 배 불어난 1500억…상생금융 실천 '선봉장'
입력 2024.06.02 06:00
수정 2024.06.02 14:17
삼성 251.1% ·교보 423.5% 급증
하나 당기순익 대비 기부율 35.4%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사회공헌 관련 기부금이 한 해 동안에만 두 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연간 15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 등의 영향으로 자본과 이익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기조에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보사 20곳이 사회공헌 기부금으로 낸 돈은 총 153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6% 늘었다.
생보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지난해 사회공헌 기부금은 88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51.1% 증가했다. 삼성생명은 전체 생보사 사회공헌 기부금의 57.6%에 달하며 생보사 중 최대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교보생명의 사회공헌 기부금은 356억원으로 423.5% 급증하며 뒤를 이었다.
이어 ▲한화생명(123억원) ▲신한라이프(55억원) ▲KB라이프(37억원) ▲하나생명(19억원) 등 순으로 기부금을 많이 쓴 것으로 조사됐다.
당기순익 대비 사회공헌 기부금 비율로 보면 하나생명이 35.4%로 가장 높았다. 하나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6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금융'이라는 하나금융그룹의 미션에 따라, 하나금융 차원의 활동과 함께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나생명 뒤를 이어 ▲교보생명(7.3%) ▲삼성생명(6.4%) ▲한화생명(2%) ▲KB라이프(1.5%) ▲신한라이프(1.2%) 등 순으로 당기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보사들의 사회공헌 기부금 증가 배경에는 지난해 도입된 IFRS17의 영향이 크다. IFRS17이 적용되면서 보험사의 보험부채는 원가가 아닌 시가 기준으로 평가하고, 손익을 인식할 때도 계약 전 기간에 걸쳐 나눠 인식한다. 이처럼 회계제도가 변경되면서 생보사의 손익도 늘어났다.
이런 덕에 지난해 생보사 22곳의 당기순이익은 5조9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7.6%(1조3915억원) 늘었다.
다만 이런 상황은 올해부터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생보사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올 1분기 생보사 22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4.8%(1조12억원) 줄어든 1조8749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손익은 소폭 증가했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투자손익이 감소한 탓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 전반적으로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금융권의 상생금융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실적이 줄어들었다고 사회공헌 기부금 규모는 줄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