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교보다는 진지함으로"…곽경택 감독이 담은 '소방관'의 희생 [D:현장]
입력 2024.11.25 17:32
수정 2024.11.25 17:32
12월 4일 개봉
'소방관'이 소방관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뭉클하게 담아냈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배우 곽도원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리스크'를 안게 됐지만, 작품을 본 배우들도 울컥할 만큼, 진정성만큼은 분명한 영화였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사건을 모티브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25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소방관'의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곽경택 감독은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누군가의 희생을 기리는 이야기인 만큼 재주나 테크닉보다는 치열함과 진지함으로 승부를 하려고 연출했다"라고 이 작품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곽 감독 또한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다. 그는 "전작의 후반작업을 할 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봤었다. 당시엔 학도병들의 희생을 담았는데, 이번엔 소방관들의 희생을 담게 됐다. 처음엔 감독으로서 마음이 무거워 고사를 했었다"면서 "그런데 '이런 영화도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저도 소방관 분들께 부채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걸 느꼈다. 좋은 작품으로 탄생을 시켜봐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라고 말했다.
직접 연기한 배우들도 남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다. '소방관'에서는 서부소방서 신입 소방관 철웅 역의 주원, 구조대장 인기 역의 유재명, 구급대원 서희 역의 이유영, 소방관 용태 역의 김민재, 효종 역의 오대환, 기철 역의 이준혁 그리고 유일한 소방관의 가족 도순 역의 장영남이 실전 현장을 방불케 하는 활약을 펼쳤다.
장영남은 "저는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진심을 담아 연기를 하려고 했다. 훌륭한 감독, 배우들과 함께 하게 됐는데 그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라고 말했다.
주원 또한 "실화를 베이스로 한 작품이다 보니 물론 촬영장에서 행복하고, 함께 즐겁게 촬영을 했지만 아무래도 마음 한쪽엔 무거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화재사고를 다루는 만큼 재현 과정에서 어려움도 없지 않았다. 곽 감독은 "저도 불은 처음 다뤄봤다. 특수효과 팀과 테스트 촬영을 하는데, 컨테이너 안에서 어떤 가구, 어떤 재질에 따라 어떻게 불이 발생하는지를 보고자 했다. 그런데 큰 바람이 한 번 부니까 순식간에 컨테이너가 화염에 휩싸였다. 소화기와 물을 가지고 진압한 섬뜩한 기억이 있다"면서 "이 영화를 찍다가 사고가 나면 내 잘못이다. 그런 생각 때문에 굉장히 의논을 많이 했다. 스태프, 배우들이 다치지 않도록 매번 화제씬을 찍을 때마다 초 긴장 상태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유재명은 '소방관'의 묵직한 메시지도 있지만, 그들의 평범한 일상도 함께 담긴 것에 만족했다. 그는 "영화를 보는 내내 캐릭터들의 일상을 보면서는 미소가 나왔다. 가슴 아픈 사건도 있고, 큰 대형 화재사건을 다루는 장면도 있지만,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족구를 하는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는 것도 중요했다. 그 부분에도 신경을 쓰며 연기했다"라고 말했다.
이유영은 영화 '소방관'을 통해 그들의 희생이 다시금 상기되길 바랐다. 그는 "저도 이번에 이 사건을 자세히 알게 됐다. 영화 말미 그 사건을 실제로 담은 다큐가 나오지 않나. 그 영상을 얼마나 되돌려 봤는지 모른다. 이 사건이 많이 알려졌으면 했다"라고 말했다.
곽경택 감독은 "이 영화를 보고, 시민들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런 상생만 가능해도 좋을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소방관'은 12월 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