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에 법사위원장 '추대' 됐던 추미애, 거절하고 '국방위' 선언…왜?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4.05.27 16:58
수정 2024.05.28 05:09

의장 경선 패배 후 당원들 '법사위원장엔 秋'

당원 요구 사양하고 국방위 활동 '깜짝 선언'

"불의한 권력의 카르텔에 맞선 박정훈 대령

무지·무식·무도한 고리 끊고 국민이 지켜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지난 8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회의장 경선 패배 이후 강성 당원들로부터 차기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며 '추대'를 받는 듯한 분위기였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스스로 국방위원회에서의 활동을 희망했다.


6선 중진으로서 상임위 활동에 관한 그간의 관례를 존중하면서, 하반기 국회의장 경선을 바라보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추미애 당선인은 27일 페이스북에 "22대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 국민의힘에 맞설 강경파 인사를 법사위원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민주당 강성 당원들의 요구를 사실상 사양한 것이다.


그는 "채해병 순직은 우연한 사고가 아니었다"며 "관료의 시선이 위로 향하고 아래를 보살피지 않은 부패 독재 권력의 풍토가 한 젊은 생명을 무참하게 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정훈 대령을 위해 기도한다. 더디고 고통스럽고 외롭더라도 한가닥 진실이 거대한 정의의 물결을 만들 것"이라며 "불의한 권력의 침묵의 카르텔, 더러운 탐욕의 도가니를 용인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온 박정훈 대령을 진실을 갈구하는 국민이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하겠다"며 "무지·무식·무도한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적었다.


당초 법사위원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인 17대 국회부터 원내 제2당이 맡는 게 관례화 됐다. 국회의장을 원내 제1당이 가져감에 따라 의회 균형을 맞추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민주당은 '민심의 요구' '당원의 바람'을 앞세워 법사위를 차지하겠다고 천명하면서 국민의힘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의장 경선에서 추 당선인이 충격패를 당한 이후, 그렇다면 추 당선인이 법사위원장이라도 맡아야 한다는 강성 당원들의 요구가 들끓은 바 있다. 하지만 6선이 되는 추 당선인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은 헌정 관례와도 맞지 않을 뿐더러, 자칫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과욕으로 비쳐져 하반기 국회의장 경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 당선인이 국방위 활동을 하겠다며 선회한 배경에는 이러한 정치적 유불리를 고려해,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공기가 이상해진 것을 스스로 환기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6선 중진 정도의 의원은 원래부터도 '원로원'이라 불리는 외통위나 국방위 등에서 활동하는 게 관례이기도 하다.


이러한 추 당선인의 국방위 활동 선언으로 당내 법사위원장 경쟁 구도는 재편되게 됐다. 유력하게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사는 3~4선급인 강경파 정청래 최고위원과 전현희·이언주 당선인을 비롯해 이들보단 비교적 합리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주민 의원이 거론된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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