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 안내려도 기습호우 예상되면 비상근무 돌입
입력 2024.05.17 19:39
수정 2024.05.17 19:39
2024년 풍수해 안전대책 발표…집중호우 대응 예비보강 단계 신설
건물 옥상 등에 일시적으로 빗물 저장하는 '10㎝ 빗물담기'도 시행
서울시는 올여름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비해 기존 대응체계에 '예비보강' 단계를 신설하는 등 대응을 강화한다고 17일 밝혔다. 장시간 비가 많이 내리지 않더라도 대기 불안정으로 기습호우가 예상될 경우 예비보강 단계가 발령되며, 담당 공무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하게 된다.
서울시는 많은 비가 예상되는 장마철을 앞두고 이런 내용을 담은 '풍수해 안전대책'을 17일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기획상황실에서 '2024년 풍수해 안전대책 추진현황 보고회'를 주재하고 분야별 풍수해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여름철 극한 호우는 일상이 됐고,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며 안전사고 우려 지역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시는 먼저 올해 10월 15일까지 가동하는 '풍수해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을 강화한다. 국지성 집중호우 대응체계는 평시-보강-1단계-2단계-3단계 등 5단계로 운영돼왔는데, 시는 올해부터 평시와 보강 사이에 예비보강을 신설했다. 예비보강은 보강 단계에 해당하는 하루 30㎜ 이상의 비가 내리진 않지만 대기가 불안정해 돌발성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단계를 말한다. 예비보강이 발령되면 시·자치구 풍수해 담당 공무원이 비상근무에 투입된다.
아울러 예측 강우·침수 등 위험 정보를 3시간 전 유관기관에 알림 문자로 전송하는 '침수 예측 정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다.CC(폐쇄회로)TV모니터링도 기존 827 대에서 10만 2000여 대로 대폭 늘린다.
그리고 침수 예·경보제도 단계를 세분화한다. 예보 전 단계인 '사전예고'를 신설해 안전성을 높이고, 정보수집 강화를 위해 침수우려지역 도로수위계도 10곳 추가 설치한다. 저지대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건물 옥상, 운동장, 공원 등 가용부지에 빗물을 일시적으로 담는 '10㎝ 빗물 담기 프로젝트'도 본격 시행된다.
침수가 잦은 사당역 인근은 수도방위사령부 건물 옥상 및 연병장(6000t)과 사당IC 저류조(1만2000t)를 활용해 빗물 유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지난 2022년 8월 역대급 집중호우로 침수됐던 강남역 일대는 공공·민간건물 옥상을 빗물담기 부지로 활용한다.
이밖에 도림천 일대는 관악산 호수공원(2500t)과 신림공영차고지(3만5000t)를, 양재천 일대는 청계저수지(42만t)과 서울대공원 주차장(2300t)을 활용한다.
시는 또 지하차도 침수 예방·대응을 위한 진입차단설비 등 안전시설 6종을 확충하고, 165개 서울 시내 지하차도 담당자를 지정해 밀착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저지대 반지하주택의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침수방지시설(물팍이판·역류방지시설 등)은 지난해까지 약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설치를 끝냈다. 올해 추가로 약 5000가구에 설치했다.
침수 취약지역에 대한 대규모 방재시설 확충사업도 꾸준히 추진한다. 강남역·도림천·광화문 일대에 집중호우 시 빗물을 대규모로 저장했다가 배수하는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3곳을 연내 착공한다. 빗물펌프장 8곳, 빗물저류조 3곳 신·증설사업도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