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의 받들겠다"…총선 참패 한 달 尹정부 내놓은 수습책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4.05.12 05:00
수정 2024.05.12 05:00

'소통 정부' 회복 표방 움직임…김 여사 언급도

총선 이후 지지율은 한 달째 20%대 '최저 수준'

"국민적 공감대 높은 문제 정면돌파 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위해 손을 든 기자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 이후 한 달. 소통에 매진했지만, 큰 맥락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 달여 전 4·10 총선 결과는 집권 2년차 총선 가운데 사상 최대의 참패로 끝났다. 충격에 빠진 여권과 현 정부는 남은 임기 3년을 소수여당으로 국정을 끌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다만 시장경제 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국정운영 방향은 앞으로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윤 대통령은 '불통 대통령' 이미지 쇄신에 주력했다. 총선 직후 '소통 정부'를 회복하는 출발점으로 삼으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2022년 5월 정부 출범 당시 2실장(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 5수석(정무·홍보·경제·시민사회·사회) 체제로 시작했으나 용산 대통령실을 '3실장 7수석' 체제로 확대 재편했다. 국가안보실을 제외한 수석비서관급 이상 고위 참모진은 총선 이튿날 전원 사임 의사를 밝혔다.


정책 기획·조율 기능 등의 보강이 절실하다는 지적에 따라, 국민 정서와 여론 파악 기능을 보강하고 민심 수렴을 담당할 민정수석실 부활 또한 결정했다.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62·사법연수원 18기)을 첫 민정수석으로 인선했다. 비서실장 직속이던 법률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은 민정수석실로 이관됐다.


대통령실 조직 개편을 통한 민심 정보 수집 기능을 확충하는 동시에 지난달 29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전격적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4·10 총선 패배 이후 국정운영 방식 전환을 모색하고 거대 야당과의 협치 시그널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어가던 정부조직 개편도 잠시 힘을 빼고 민생 현안을 챙기며 국정운영 동력 회복에 나섰다.


또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불통 이미지를 깨고 각종 현안에 대한 견해를 70분 넘게 진솔하게 답했다. 주제에 제한 없는 질문을 받고 직접 답변함으로써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서도 최초로 직접적인 "사과"의 뜻을 언급했다.


다만 여권에 닥친 문제는 여러 가지다. 원내대표 경선은 총선 패배 직후 치러진 만큼 '수직적 당정 관계' 해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계기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총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각료 출신이 맡았다는 점이 일각에서 지적받고 있다.


지지율도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100%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24%, 부정평가는 67%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후 한 달째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총선 직후 처음 진행한 4월 셋째 주 조사에선 최저치인 23%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와 관련 국민적 공감대가 높은 문제에 대해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표적인 게 특검 문제와 소통하는 모습"이라며 " 격식을 깬 탈권위적 모습을 보여주는 '도어스테핑'과 같이 불편한 사안을 직면해 정면돌파하고 국민이 원하는 관심사와 모습으로 국정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 등 민생 현안을 최우선으로 두고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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