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화물 누가 가져갈까... 본입찰 앞두고 투자자 확보전
입력 2024.04.12 06:00
수정 2024.04.12 13:12
이달 25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 시작
인수후보로에 제주항공·이스타·에어프레미아·에어인천
우선협상대상자 다음달 중 선정… 상반기 마무리 전망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본입찰이 이달 말로 가닥이 잡혔다. 높은 비용부담에 인수 후보로 나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제각기 사모펀드와 손을 잡으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주관사 UBS는 오는 25일 본입찰을 실시한다고 인수 후보자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다음달 중 선정되며, 상반기 내로 인수전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재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등 총 4곳의 LCC가 올랐다. 4개 업체는 지난달 11일부터 가상데이터룸(VDR) 실사와 현장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몸값은 4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당초 부채를 포함해 1조원을 넘길 거란 전망이 많았지만, 매각자측이 핵심 자산 일부를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화물기 11대 중 절반이 노후화로 교체를 앞두고 있어 실제 투입 비용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자금 투입이 필요한 만큼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자로 나선 LCC들은 사모펀드와 손을 잡고 자금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됐던 매물 가격이 3000억~4000억원대로 가닥이 잡힌 만큼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후보들까지 사모펀드와 손을 잡으면서 강한 인수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구성한 에어프레미아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파빌리온PE와 손을 잡았다. 두 사모펀드가 자금력을 받쳐주면서 유력 후보로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는 삼정KPMG를 인수 주관사로 선정하고, 법률 자문사로는 김앤장과 광장 등을 파트너로 정하는 등 촘촘하게 인수단을 꾸려 가장 적극적으로 인수의지를 보이는 후보다.
그간 미온적인 태도로 인수 의지가 높지않은 것으로 평가됐던 제주항공도 베인앤컴퍼니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유력 인수후보로 떠올랐다. 제주항공은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추에이션(SS)펀드와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제주항공의 지원군으로는 모기업인 애경그룹이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지만, 자금 여건이 충분치 않아 사모펀드와 연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전략적 투자자(SI)를 확보하기 위해 나설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당초 화물운항증명(AOC)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던 이스타항공도 최근 4년만에 AOC를 재취득하면서 급부상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삼일PwC와 인수 주관사 계약을 맺었으며,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 VIG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1조5000억원 상당의 펀드로 자금력을 확보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아울러 화물 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의 최대주주 소시어스도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인천 역시 화물 전용 항공사라는 점에서 사업 전문성을 토대로 인수전에서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이번 인수전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EU 당국이 화물 독점을 우려한 데 따른 것이다.EU 경쟁당국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을 조건으로 두 항공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추후 본입찰에서 선정된 후보는 EU 경쟁당국으로부터 통합 항공사의 적절한 경쟁 대안이 될 수 있는 지 승인을 받아야 인수를 확정 지을 수 있다.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는 지난달 29일 정기주주총회 이후 "화물사업부 매각을 위한 실사가 다음주 진행된다"며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고,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