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비에 혼쭐난 류현진…낯선 0탈삼진+조기 강판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4.03.23 17:52
수정 2024.03.23 18:37

12년만의 KBO리그 복귀전서 3.2이닝 5실점 패전

"팬들 응원에 감사,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 펼쳐 아쉬워"

류현진. ⓒ 뉴시스

류현진에게 LG 트윈스는 더 이상 ‘엘나쌩(엘지 나오면 쌩큐)’이 아니었다.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12년 만에 돌아온 한화 류현진을 두들겼다.


LG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한화에 8-2 완승을 거뒀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KBO리그 개막전의 최대 화두는 역시나 ‘괴물’ 류현진의 복귀전이었다. 특히 류현진은 과거 KBO리그서 뛸 당시 LG만 만나면 그야말로 천적으로 군림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의 LG전 상대 전적은 35경기 22승 8패 평균자책점 2.36. 하지만 12년의 세월이 흘렀고 LG는 과거 류현진만 만나면 움츠려 드는 팀이 아니었다.


일단 류현진의 특유의 정교한 제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


1회말 첫 이닝을 단 9개의 공으로 처리했으나 2회부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지환을 상대로 첫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후속 타자 문보경을 우익수 뜬 공으로 처리했으나 이후 집중적으로 난타를 당했꼬 2사 만루서 신민재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3회에도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던 류현진은 4회 다시 악몽을 맞이했다. 볼넷을 내준 뒤 문성주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문현빈이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며 순식간에 득점권 위기에 빠진 것.


류현진. ⓒ 뉴시스

결국 동료들의 수비에 크게 흔들린 류현진은 다시 집중적으로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이 크게 불어났고 더는 볼 수 없었던 최원호 감독은 교체를 지시했다.


이날 류현진은 고작 3.2이닝 소화에 그쳤고 86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점)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우려했던 직구 평균 구속은 150km까지 나왔으나 공의 위력이 받쳐주지 못하며 탈삼진을 단 1개도 잡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탈삼진을 하나도 잡지 못한 경기는 프로 2년 차였던 2007년 9월 삼성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패전 투수가 된 류현진은 경기 후 구단을 통해 “그동안 준비를 잘했고 오늘 날씨도 좋았다. 구속과 컨디션도 좋았는데 제구에 문제가 생기며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래도 1회말 마운드에 올라갈 때 많은 팬이 응원의 함성을 외쳐주셔서 매우 기뻤고 감회가 새로웠다. 팬들께 시즌 첫 승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 경기에는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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