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전' 클린스만 감독 , SNS 통해 경질 암시 "13경기 연속 무패라는 놀라운 여정..."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4.02.16 14:03
수정 2024.02.16 14:04

클린스만 감독-이강인.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질을 암시하는 듯한 인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16일 SNS를 통해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한국 축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연속 무패라는 놀라운 여정에 대한 성원에도 감사하다"며 “계속 파이팅”이라고 적었다.


경질 통보를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날 오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포함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임원 회의가 종료된 시점에 올라온 글이라 눈길을 끈다. 이번 회의는 클린스만의 경질 여부가 핵심 의제다.


지난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 감독으로 부임한 뒤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며 팬들의 비판을 듣자 구단과 상의 없이 부임 3개월 만에 SNS로 사임 의사를 발표한 적이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행보로 불안했던 클린스만 감독이다.


지난해 3월 우려 속에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에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4강 요르단전에서 굴욕적인 졸전 끝에 0-2 참패했다. 당시 피파랭킹 87위팀을 상대로 같은 대회서 두 번째 대결을 치르면서도 클린스만의 유의미한 전술은 없었다.


4강까지 올라오는 과정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좀비축구’로 포장됐을 뿐, 경기 내용은 수준 미달이었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PSG) 등 역대급 전력을 보유하고도 매 경기 고전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클린스만 감독의 ‘무전술’로 꼽힌다.


요르단전 직전 저녁식사 자리에서 손흥민과 이강인이 이른바 '탁구 논란'으로 충돌했고, 손흥민 손가락이 탈구되는 사건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선수단 관리능력 부재까지 더해져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요구는 더욱 힘을 받았다.


귀국 기자회견 때는 “대한축구협회와 분석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한국으로 들어온 뒤 이틀 만에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전력강화의원회에도 온라인 화상으로 참여해 자신의 ‘무전술’에 대한 해명 없이 요르단전 전날의 선수단 충돌을 문제 삼으며 책임을 회피하기 바빴다.


아시안컵 이후에도 무책임한 행보를 국민적 공분을 샀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렇게 헤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은 오후 2시40분경 이날 오전 임원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때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이 공식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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