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설 특수’ 누릴까…서울 아파트 거래회복 조짐
입력 2024.02.14 05:46
수정 2024.02.14 05:46
1·10대책, 신생아특례 등 정부 정책 본격화
연휴 직후 봄 이사철, 갈아타기 수요 ‘반짝’ 움직임
고금리·시장 불확실성 여전…시장 회복 역부족
한동안 얼어붙어 있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상 명절 전후로 주택시장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정부의 규제 완화와 금융 지원, 봄 이사철 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거래량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3일 기준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1937건으로 한 달 전(1826건) 대비 6.1% 증가했다. 이달 말까지 거래신고가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10월(2337건) 이후 3개월 만에 거래량이 2000건을 웃돌 전망이다.
지난해에도 설 명절 전후로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2022년 12월 835건에 그쳤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설 연휴가 포함된 1월 1413건으로 올라선 이후 2월 2457건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꾸준히 늘어 6월께는 3850건을 기록했다.
그간 주택시장은 명절 이후 신학기를 앞두고 학군 및 갈아타기 수요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늘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곤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절을 끼고 매수심리가 일부 회복세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여기에 연초 발표된 정부의 1·10부동산대책과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신설·연장안, 신생아특례대출 등이 겹치면서 매매거래량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신생아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연 1.6~3.3% 금리(5년 고정)로 전용 85㎡ 이하,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지원해주는 정책 금융상품이다. 총 27조원 규모의 신생아특례대출은 지난달 29일 출시되고 일주일 만에 9631건, 총 2조4765억원의 신청이 몰렸다.
앞서 지난해 집값 반등을 견인한 특례보금자리론 정도의 파급효과는 없겠지만, 9억원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거래가 활발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외곽지역의 거래량은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아파트 거래량이 49건에 불과했던 서울 도봉구는 1월 들어 78건으로 거래량이 확대됐다. 지난해 7월부터 줄곧 내림세를 유지하다 새해 들어 반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구로구도 83건에서 108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데다 시장 불확실성이 짙어 거래 절벽을 온전히 해소할 수준의 설 특수 효과는 없을 거란 견해다.
무주택자가 대거 몰린 신생아특례대출은 전체의 15% 정도만 주택 구입 목적으로 대출을 신청하고, 저리로 갈아타려는 대환대출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해 실질적인 시장 회복에 도움을 주긴 힘들단 평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설 이후 반짝 거래량이 증가할 수 있으나 본격 회복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올해는 큰 폭의 상승도 큰 폭의 하락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추가 대책을 기대하기 어렵고 GTX를 뛰어넘을 교통대책도 없다. 신생아특례대출도 호응은 좋지만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인하 불확실성도 높다. 미국의 금리 인하에 따라 한은이 여력이 생겨 한 차례 금리를 낮추면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으나 지속적인 거래 증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전셋값 상승, 입주물량 감소 등 장기적 상승요인은 있지만, 현재 금리나 경제상황, 집값 수준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감을 자극하기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