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만 못한’ 현대건설 강성형호 독주 채비…간절한 우승탑 세우나
입력 2024.01.11 09:57
수정 2024.01.11 09:59
강성형 감독 부임 후 두 시즌 ‘1강’ 경기력 자랑
코로나19와 부상 탓에 마지막 고비 못 넘기고 우승 좌절
올 시즌 3라운드 들어 흥국생명 추월해 선두 ‘4연승 질주’
현대건설이 GS칼텍스를 물리치고 4연승을 질주했다.
현대건설은 1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 140분 이상의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30-28, 21-25, 25-16, 25-17, 19-17) 승리했다.
양효진(25점)-모마(24점)-정지윤(14점)-위파위(11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 속에 출전 선수 중 최다득점을 찍은 실바(36점)와 강소휘(17점)를 앞세운 GS칼텍스의 추격을 뿌리쳤다.
1세트 30-28, 5세트 19-17이라는 스코어만 봐도 이날 경기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 홈에서 치른 대접전을 승리로 장식한 현대건설은 4연승을 달리며 승점52를 쌓고 1위를 지켰다. 김연경-옐레나 ‘쌍포’가 버틴 2위 흥국생명(승점47)과의 승점 차도 ‘5’로 벌렸다. 3위 GS칼텍스(승점37)는 2연패에 빠졌다.
4라운드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우승을 말하기에 이르지만, 현대건설을 말할 때 우승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어떤 팀보다도 우승에 목이 마른 팀이 현대건설이다. 강성형 감독 부임 후에만 두 차례나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이다.
부임 첫 시즌인 2021-22시즌 27승3패(승점80)로 역대 단일시즌 최다승과 최다승점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최다연승 신기록(15연승)과 함께 역대 최초로 두 차례나 단일시즌 10연승을 찍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리그가 조기 종료되는 불운 탓에 우승이 아닌 ‘정규리그 1위’로 마쳤다.
부상자도 없었고, 서브-리시브 수치, 블로킹 시스템이 모두 나아지면서 도약했지만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았다. 강성형 감독 부임 전이었던 2019-20시즌의 불운이 떠올랐다. 당시에도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1위로 승승장구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조기 종료되면서 우승컵을 품지 못했다.
아쉬움을 삼키고 맞이한 2022-23시즌에도 2021-22시즌 마지막 경기부터 이어진 최다연승 기록(16연승)을 세우며 질주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현 페퍼저축은행), 공격수 고예림, 리베로 김연견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반면 상대들의 전력은 더 강해졌다. 결국 정규리그 1위 자리를 흥국생명에 내준 뒤 한국도로공사와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탈락, 허무하게 시즌을 접었다.
강성형 감독 부임 후 몇 개의 신기록을 세우며 ‘절대 1강’으로 불렸지만, 결과적으로 V-리그 우승컵은 1개도 품지 못했다.
분루를 삼키며 준비한 이번 시즌에도 야스민-황민경은 떠났지만,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리베로 김연견이 건재하고, 세터 김다인과 미들블로커 이다현 등 영건들의 성장세도 뚜렷했다. 아시아쿼터 자원 위파위(태국)와 GS칼텍스 출신 모마(30·카메룬)까지 가세한 현대건설은 신구조화 면에서 V리그 여자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수비 집중력도 더 좋아졌다. 양효진, 이다현 중심의 블로킹뿐만 아니라 촘촘한 그물망 수비로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을 꺾어놓고 있다. 시즌 중 ‘영건’ 정지윤이 예상 보다 이른 시점에 복귀했고, 이제는 고예림도 출전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4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경기에서는 삼산체육관 역대 최다관중(6170명) 앞에서 홈팀을 누르고 포효했다. 1,2라운드에 졌던 현대건설은 주전 세터 김다인이 빠진 3라운드 승리에 이어 압박이 큰 흥국생명 원정경기마저 승리로 장식하며 자신감을 충전했다. 내심 선두권 도약을 노리는 GS칼텍스의 거센 추격까지 뿌리치면서 우승에 대한 간절함과 희망은 더 커져가고 있다.
3라운드 이후 상승세를 타며 흥국생명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현대건설의 강성형 감독은 지난 연말 “시즌 초중반 항상 좋았다. 지금의 전력과 기세를 끝까지 이어나가야 한다”며 경계했다.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도 같은 자세다. 지속가능한 상승세를 바라는 현대건설 강성형호가 올 시즌에는 우승탑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